에티오피아 총리, 수단 방문해 "민주적 권력 이양" 촉구(종합)
수단 군부·야권 지도부 잇따라 만나…평화중재 행보 눈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동부 에티오피아의 아비 아흐메드(42)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의 유혈사태가 벌어진 수단을 방문해 민주적인 권력 이양을 촉구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이날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수단 군부와 야권 지도부를 잇달아 만난 뒤 성명을 내고 "(수단) 군대, 국민, 정치세력들은 용기 있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민주적이면서 합의된 권력 이양기로 나아가기 위해 빠른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흐메드 총리는 하르툼에서 수단 과도군사위원회(TMC)의 압델 파타 부르한 위원장과 회동한 데 이어 야권 연대 '자유와 변화의 힘을 위한 선언'(DFCF) 관계자들을 만났다.
에티오피아 총리실은 아흐메드 총리가 수단 군부와 야권에 평화 회복을 위한 단합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아흐메드 총리의 수단 방문은 아프리카연합(AU)이 지난 6일 유혈 참사를 이유로 수단의 회원국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아프리카연합은 아프리카 대륙 55개국을 회원으로 둔 국제기구이고 본부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다.
수단의 야권 의사단체 '수단의사중앙위원회'에 따르면 보안군들이 지난 3일 하르툼의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하던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실탄을 발사한 뒤 군부의 무력진압으로 전국에서 최소 113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다.
수단 내무부는 시위대 사망자가 61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4월 수단의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 두달 만에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권력 이양 협상이 더욱 어려워진 분위기다.
수단 군부는 지난 4일 야권과의 협상 중단과 9개월 내 선거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가 다음 날인 5일 "협상에 열린 마음"이라며 태도를 바꿨다.
그러나 야권은 군부의 시위대 무력진압을 '대학살'로 규정한채 협상을 거부하며 군부에 계속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7일에도 군부가 유혈 참사를 책임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와 수단 내 정치범 석방을 요구했다.
수단을 찾은 아흐메드 총리는 아프리카에서 활발한 '평화 행보'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지도자다.
작년 4월 취임한 뒤 국경분쟁을 벌여온 에리트레아와의 종전 선언을 끌어냈고 내전을 겪은 남수단의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또 에티오피아에서 반군단체와 화해, 정치범 대거 석방 등 개혁조치를 잇달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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