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대학생 선배 "후배들 자기가 좋아하는 학과 선택하길…"
남북하나재단, 가톨릭대서 '탈북청소년 진로진학 박람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김종량 기자 = "후배들이 대학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학과)를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대학에 들어가서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거든요."
7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의회관에서 남북하나재단의 주최로 열린 '2019 탈북청소년 진로진학 박람회'에 대학생 멘토 자격으로 참석한 한국예술종합학교 1학년 류 예(33) 씨는 이같이 조언했다.
10년 전 20대 여성 청년으로 혼자 한국에 온 그는 "저도 대학에 갈 때 여러 번 도전 끝에 들어갔어요. 주변에서 보면 많은 동료 학생들이 대학만 보고 입학했다가 중도 탈락한 경우가 많았어요. 학과가 자신의 적성과 맞아야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을 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학생들 클래식 기타 과외로 학업과 생계를 힘들게 유지하고 있는 그는 "그래도 한국은 미래가 있고, 열심히 노력하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탈북학생 5명과 함께 박람회에 참석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한꿈학교' 교감 김영미 씨도 대학에 들어가는 것보다 학점을 정상적으로 이수해 졸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탈북청소년들은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학생보다 입학은 쉬우나 졸업은 힘들다"며 "그래서 한꿈학교에서는 컴퓨터 자격증을 따게 하고 영어 공부와 논술을 집중적으로 교육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2년 가까이 된 이 모 학생을 데리고 박람회를 찾은 안산 초지고등학교 조영은 교사 역시 탈북학생의 조기 진로 탐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년째 이 학생의 담임을 맡은 그는 "이 학생은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미리 박람회를 찾았다"며 "다양한 진로상담을 통해 이 학생이 앞으로 한국에 잘 정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람회에는 학과와 진로를 상담하려는 전국 탈북청소년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상담은 오는 12일까지 이어진다.
앞서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탈북청소년에게 대학 진학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박람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박람회가 탈북학생들의 희망을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람회 장소를 제공한 원종철 가톨릭대학교 총장도 "대학은 자아실현의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탈북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가서 원하는 공부를 하길 바란다. 학생들이 남한에 잘 적응해 훌륭한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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