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방치 북한산 파인트리콘도, 높이 낮춰 공사 재개하나
경관 훼손 우려에 일부 동 2개층 낮추는 안 검토…연내 착공 목표
강북구, 콘도 인근에 건물 5층 높이 암벽장 추진 논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북한산 경관 훼손 논란을 낳은 채 7년간 방치됐던 파인트리 콘도가 일부 동의 높이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인근에서 5층 건물 높이의 인공암벽장 건립이 추진 중이라 경관 훼손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9일 서울시와 강북구에 따르면 서울시와 파인트리 사업자인 삼정기업은 7층으로 계획된 콘도 9개동을 7개동으로 줄이고, 대신 5층 2개동을 4개동으로 늘리는 안을 논의 중이다. 경관을 가리는 일부 동의 층수를 2개층씩 낮추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열린 서울시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에 이런 내용의 세부시설조성계획 변경안을 자문했다. 위원들은 층수를 낮추는 데는 긍정적이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자문 내용을 바탕으로 변경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강북구의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업자가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파인트리는 숙박시설,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을 갖춘 지상 5∼7층 14개 동의 고급 콘도로 계획됐으나 시행사 부도와 시공사 법정관리로 2012년 공사가 중단됐다.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북한산 경관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작년 9월 삼정기업이 새로운 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면서 공사 재개의 물꼬를 텄다.
경관을 가리던 최고층 건물이 줄면 경관 훼손 우려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서 대형 인공암벽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경관 훼손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강북구가 북한산 초입인 우이동 만남의광장에 추진 중인 인공암벽장은 폭 6m, 길이 18m, 높이 18m 규모다. 국제 규격의 암벽장과 함께 조명탑, 탈의실 등도 계획돼 있다.
강북구는 연내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암벽장 건립을 위해서는 공공부지인 만남의광장을 도시계획시설인 공원으로 변경해야 하는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작년 10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심의를 보류했다. 암벽장이 높아 북한산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일부 위원들은 암벽장 건립 자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구 관계자는 "일정상 연내 준공은 힘들 전망"이라며 "위원회의 의견을 고려해 여러 안을 두고 총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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