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6·25전사자 지갑서 '육군총참모장' 발급 참전증명서 나와
화살머리고지 교통호서 2~4구 뒤섞인 유해발굴…"참혹한 전투현장 증언"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60여년 전 비무장지대(DMZ)에서 산화한 6·25 전사자 유품에서 당시 '육군총참모장'이 발급한 전투참전 증명서가 원형대로 발견됐다.
국방부는 7일 "지난주 DMZ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지갑) 안에서 '대한민국 육군총참모장'이 발급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장 수여증'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기장 수여증은 6·25전쟁 당시 참전용사에게 발급된 전투참전 증명서를 말한다. 발견된 기장 수여증에는 소속부대, 계급, 군번, 성명 등의 기입란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수여증은 전사자의 소속부대와 계급, 군번, 이름 등을 쓴 글씨가 지워져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렵다.
다만, '국방부장관 명에 의하여 대한민국 육군총참모장', '단기 42XX', 수여증 서식번호 등이 적혀 있다. 이는 66∼68년 전 전사한 국군의 한 용사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육군기록물 정보와 대조작업 등을 통해 신원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화살머리고지에서는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사단과 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대대, 중국군이 전투를 벌였다. 이곳에서는 국군 200여 명과 미군, 프랑스군 10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으며, 현재 한국군 단독으로 6·25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 화살머리고지 교통호(참호사이 이동로) 안에서 2∼4구 이상의 뒤섞인 유해도 발굴됐다.
국방부는 "2~4구 이상의 여러 유해가 한 지점에서 뒤섞인 채로 동시에 발굴된 것은 당시 치열했던 전투의 참상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살머리고지는 6·25전쟁 당시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졌던 철의 삼각지역 중 한 곳이다. 고지를 뺏고 빼앗기는 치열한 전투 과정에서 숨진 전사자들의 유해가 뒤섞였거나 한 곳에 임시로 가매장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4월 1일부터 현재까지 화살머리고지에서는 총 425점의 유해와 2만9천696점의 유품이 나왔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만 유해 100점, 유품 6천641점이 발굴됐다.
국방부는 "남북은 9·19 군사합의 이행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해 65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돌아오지도, 우리가 다가가지도 못했던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유해발굴을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뢰 제거 및 유해 기초발굴 과정에서 발견되는 유해와 유품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다해 수습할 것"이라며 "6·25 전사자 유해(유품)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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