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찬 '아기 트럼프' 풍선 英 이어 아일랜드 시위서도 등장
트럼프 방문한 아일랜드서 수천명 항의 시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영국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유럽 순방지인 아일랜드에서도 시민들이 기저귀를 찬 '아기 트럼프(Trump Baby·트럼프 베이비)'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내며 항의 시위를 했다.
로이터·dpa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아일랜드 방문 둘째 날인 6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더블린의 파넬 광장에 운집한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주황색 '아기 트럼프' 풍선을 띄웠다.
6m 길이의 이 풍선은 흰색 기저귀를 차고 오른손에 휴대전화를 쥔 채 화를 내며 고함을 치는 형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첫 방문지인 영국 런던의 반트럼프 시위 과정에서 등장한 것과 같은 것이다. dpa통신은 아일랜드 시위대가 이 풍선을 런던에서 빌려왔다고 전했다.
녹색당과 기후변화 활동가, 반인종주의자 단체 등이 중심이 된 수천 명의 시위대는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아일랜드 독립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오코넬가(街)를 따라 거리 행진을 하기도 했다.
이민 추방 반대 활동을 하는 노마 메이는 "도널트 트럼프의 정책은 아이들을 우리 속에 가뒀다. 심지어 아프리카의 가장 위험한 동물도 우리에 갇혀 살지는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다른 시위 참가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 중 최악은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과 관련해 멕시코 국경에서 어린아이를 부모와 떼어놓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6일 이틀간의 아일랜드 방문 일정을 마치고 프랑스로 떠나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으며, 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왔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은 아일랜드에서 7일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할 예정이다.
아일랜드 서부 해안 도시 둔베그의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을 숙소로 삼은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아일랜드 방문 기간 공개 활동을 자제하며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일정을 소화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이곳에서 골프도 칠 계획이다.
순방에 동행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은 5일 둔베그 지역의 한 펍을 찾아 마을 주민들에게 술을 사는 등 거리낌 없는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에릭은 둔베그 주민들을 지칭하며 "세계 최고의 이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인 2014년 둔베그의 골프 클럽을 인수했으며, 일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그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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