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중앙은행, 20년만에 첫 외환시장 개입 시인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5월 해외자본 20억달러 유출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대만 내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중앙은행이 외환 보유액을 이용해 5월 외환시장에 개입했음을 시인했다.
6일 연합보와 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대만 중앙은행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5월 한 달간 대만달러의 가치가 3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인 2.2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대만달러 안정화를 위해 시장에 개입했으며 보유 외환의 사용규모가 외환 보유액의 투자 운용수익을 상쇄해 외환 보유액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합보는 중앙은행이 시장 개입을 시인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은행의 외환 시장 개입은 펑화이난(彭淮南) 중앙은행 총재 재직 당시에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지만 양진룽(楊金龍) 현 총재는 대만달러 안정을 위해 개입했다고 공개 시인했다.
전날 중앙은행은 5월 말 외화 보유액이 전월 대비 3억9천400만 달러 줄어든 4천644억3천400만 달러(약 547조1천32억원)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옌후이황(?輝煌) 중앙은행 외환국장은 5월 타이베이 외환시장의 일평균 환율 변동 폭이 6.6%로 지난 4월 일평균 변동 폭(3.5%)의 2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옌 국장은 금융감독관리위원회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5월 한 달 동안 빠져나간 외국자본은 20억3천만 달러에 달하며 이로 인해 대만달러의 환율 상승 폭이 2.24%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합보는 외국인 투자의 대량 이탈로 시장에서 달러 공급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옌 국장은 대만달러 환율의 변동 폭이 중앙은행이 개입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며 모든 관련 정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분석과 평가를 거친 후에 시장 개입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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