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콜롬비아 평화협정…"반군 2천300명 재무장 추정"

입력 2019-06-06 07:21
'빛바랜' 콜롬비아 평화협정…"반군 2천300명 재무장 추정"

정당 변모 FARC "경제적 기회 부족, 낙인찍기, 피살 등이 원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무기를 버리고 사회로 복귀한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대원들이 다시 무장하면서 치안을 위협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군 보고서를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롬비아 군의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재무장한 FARC 전투 대원은 2천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FARC가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했을 당시 평화협정에 반대하며 무장해제 대열에서 이탈했던 300명에서 급증한 규모다.

또 작년 12월에 군이 공식 집계한 FARC 잔존 세력 규모보다 약 30% 늘었다.

평화협정 체결 당시 FARC 조직원은 6천명의 전투병력을 포함해 1만3천명이었다.

보고서는 현재 31개 FARC 무장 조직이 코카인의 재료인 코카 잎 재배 지역과 불법 금광 채굴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루이스 페르난도 나바로 콜롬비아 군사령관은 "조직화한 무장 반군이 어디에 주둔하고 있는지, 어디서 출현했는지를 보면 범죄와 관련이 있다"면서 "특히 베네수엘라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마약 밀매나 불법 채굴과 깊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FARC는 콜롬비아 정부와 4년 이상 계속된 협상 끝에 반세기 넘게 진행된 내전을 종식하기 위해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1964년 FARC가 결성되면서 시작된 좌파 게릴라 조직과 정부군, 우익 민병대 간의 유혈 충돌로 26만 명이 사망하고 4만5천 명이 실종됐으며 66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평화협정에 따라 경미한 전쟁범죄를 저지른 옛 FARC 대원 대부분은 사면을 받고, FARC는 2026년까지 상·하원 5명씩 총 10명의 의원을 배정받았다.

이탈 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FARC 조직원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사회로 복귀했다.

FARC는 2017년 8월 '공동체의 대안 혁명을 위한 힘'(FARC)이라는 정당을 출범시켜 현실 정치세력으로 탈바꿈했다.

FARC 정당은 당원들이 불법행위와 연계된 반체제 단체에 합류하라는 압박과 함께 과거 전투 대원들이 경제력 기회 부족에 따른 좌절감, 낙인찍기에 대한 분노, 피살과 같은 폭력 피해 등을 이유로 다시 무기를 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FARC 사령관으로 활동했던 호르헤 엔리케 코레도르 곤살레스가 지난달 서부 바예 델 카우카 주의 툴루아 시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코레도르 곤살레스 전 사령관은 옛 FARC가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살해된 최고위층 인사다.

FARC 정당은 평화협정 체결 이후 현재까지 최소한 옛 FARC 대원 139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며 평화협정에 부정적인 이반 두케 정권이 옛 반군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