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EU·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노선"(종합)

입력 2019-06-05 22:46
젤렌스키 대통령 "EU·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노선"(종합)

친서방 노선 불변 천명…브뤼셀 방문해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취임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노선을 재확인했다.

벨기에 브뤼셀을 공식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국 TV 채널 '1+1'과의 인터뷰에서 EU와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노선이며 이는 헌법에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항상 우리가 유럽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해 왔으며 이는 헌법에 명시돼 있다"면서 "나토 노선은 무엇보다 우크라이나의 안보와 우리 군대의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는 이어 "우리는 모든 우크라이나인에게 나토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하며 이는 그렇게 무서운 일이 아니다"면서 "모든 우크라이나인이 준비가 되면 우리는 이 문제(나토 가입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나토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정권이 추진한 EU·나토 가입 등 친서방 정책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브뤼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노선은 EU와 나토의 완전한 회원국이 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토와 대다수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정치·군사적 지원을 해 주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공세가 (우크라이나에) 도전이 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참여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싶다"면서 "정상급, 정부급, 국방장관급 우크라이나-나토 대화를 복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나토와의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먼저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기준에 맞는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도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러시아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며 민스크 협정(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해결 협정)을 이행할 준비도 돼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먼저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하고 경제·정치·군사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상황도 논의했다고 전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하는 것은 이 지역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려는 또 다른 시도이며 올바르지 못한 방향의 행보"라고 비판했다.

'돈바스 지역'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선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이들을 진압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반군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분쟁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주민들이 신속하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 조치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거주 러시아계 주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분리주의 책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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