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대책 내주 발표 임박…피해보상 대상·범위에 '촉각'
업계 "감축운전 업체도 똑같이 지원해야"…정부 "아직 정해진 바 없어"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와 안전관리 대책 발표가 내주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가 피해보상 대상 및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정부와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조사위)는 2017년 8월 첫 화재 이후 지난해 5월과 지난 1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ESS 화재조사 결과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2일 조사위의 ESS 화재조사 중간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6월 초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발표 일자를 밝히진 않았으나 이미 6월 첫 주가 거의 지나간 만큼 다음 주 중에는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ESS 화재의 원인조사 결과가 나올 때 재발 방지 대책, 산업경쟁력 강화 및 보급 활성화 지원 방안 등을 함께 내놓기로 했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다.
날씨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확대에 꼭 필요한 설비다.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에 힘입어 국내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고 2016년 말 기준 142.4MWh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ESS가 많이 설치된 나라에 올랐다.
하지만 2017년 8월 전북 고창변전소에서 처음 화재가 발생한 이후 지난해 5월 경북 경산시, 7월 경남 거창군, 11월 경북 문경시, 12월 강원 삼척시 등의 ESS 시설에서 우후죽순 불이 나면서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지난해 말 다중이용 시설에 설치된 ESS에 대한 가동중단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1월 22일에는 민간사업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전용 건물에 설치되지 않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가동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별도 건물에 설치된 경우에는 충전율 70%로 감축 운전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30일 기준 전국 ESS 시설 1천490곳 중 35.0%에 해당하는 522개가 가동을 멈췄다. 지난 3월에는 제조사의 자체 가동중단 조치로 765개 사업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여기에 신규 수주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대기업의 1분기 실적은 고꾸라졌고 중소기업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산업부는 조사 진행 상황을 설명할 당시 "가동중지 권고를 이행한 ESS 사업장은 그 기간에 상응하는 특례요금 이월, 신재생 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추가 지급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표를 앞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가동을 중단하지 않고 감축 운전 중인 업체는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벌써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감축 운전 사업자는 가동중단과 동일하게 정부의 권고사항을 이행했음에도 손실을 혼자 떠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ESS 특례요금제도는 공장과 상업시설 등이 전력 피크 시간대에 ESS를 이용하면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는 2020년 12월에 일몰 예정이나 가동중지 사업자에 한해 이월을 허용해준다면 그 기간만큼 특례요금제가 연장된다. 이와 달리 감축 운전 사업자는 예정대로 2020년 이후 특례요금제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ESS 사업자들과 제조사들은 지난달 초 산업부와의 간담회에서 이와 같은 우려를 전하며 감축 운전 사업자도 ESS 특례요금제 이월 등의 지원책을 동일하게 받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ESS 가동중단 사업자와 감축 운전 사업자 모두 정부의 지침을 성실하게 이행했다는 점에서 지원 대책의 수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양 사업자 간의 손실 보전이 차별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화재조사 결과 및 지원 대책과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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