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의 다리 통과가 관건…침몰 유람선 인양 준비작업 '속속'

입력 2019-06-04 23:31
수정 2019-06-05 09:54
크레인의 다리 통과가 관건…침몰 유람선 인양 준비작업 '속속'

대형 크레인, 사고현장까지 4개 다리 통과해야…현 수위탓 이동못해

헝가리측 "훼손된 상태여서 분리 안 되도록 인양하는 게 목표"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에 대한 인양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신속한 선체 인양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인양 준비를 위한 작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오는 5일부터 사고현장에서도 선체 주변의 수중수색을 중단하고 인양을 위한 잠수로 전환하기로 했다.

더구나 다뉴브강의 유속이 느려지고 수위도 내려가면서 인양을 위한 작업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

그러나, 대형 크레인의 사고현장 이동이 수월치 않을 수 있는 등 인양까지 여러 난관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합동신속대응팀에 따르면 인양작업은 이르면 오는 6일 오후부터 시작될 예정이나,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대령은 브리핑에서 "인양 작업이 늦으면 7∼8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양작업 시점은 우선 허블레아니호를 끌어올릴 대형 크레인이 언제 사고현장에 도착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번 사고를 전담하는 헝가리 경찰 산하 대테러청은 200t가량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대형 크레인 '클라크 아담'을 사고현장으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허블레아니호는 50t이나 선내에 차 있는 물의 무게를 고려할 경우 실제 인양 시 들어올려야 할 무게는 100t 정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80년에 제조된 '클라크 아담'은 2006년에 개조됐다. 최대 높이는 50.95m, 길이는 48.95m다.

현재 클라크 아담은 사고현장에서 북쪽으로 73㎞ 떨어진 코마롬 지역에 정박 중이다.

사고현장까지 오려면 4개의 다리 밑을 통과해야 하는데, 수위가 높아 최근까지 이동하지 못했다.

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대령은 4일 취재진에게 "(클라크 아담이) 아직 수심 때문에 4개의 다리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위가 내려가더라도 대형 크레인의 이동 속도가 빠르지 않아 시간도 상당히 걸릴 전망이다.

더구나 수위가 낮아져 사고현장에 도착하더라도 여러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송 대령은 "(허블레아니호 위치로) 크레인 작업 각도를 맞추는 게 어려울 수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허블레아니호는 머르기트 다리에서 하류 10m 거리에 침몰해 있다.

헝가리 당국은 이날 침몰한 유람선을 인양한 뒤 올려놓을 바지선을 현장에 배치하기도 했다.

클라크 아담이 현장에 도착한 뒤 크레인의 작업 각도가 확보되면 잠수요원들이 크레인과 선체를 로프로 연결하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테러청의 야노쉬 허이두 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잠수요원이) 내려가서 선체 인양을 위해 여러 선체 부분을 고리로 걸 수 있는 지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당국은 이날도 사고현장에 잠수요원을 투입했는데, 인양 작업 환경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

크레인과 선체를 로프로 연결한 뒤 인양작업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허이두 청장은 "현재 선체 가운데가 많이 훼손된 상태인데 (인양 과정서) 두 동강이 나지 않도록 잘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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