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동부 강풍·한파로 몸살…아열대 퀸즐랜드엔 4년만에 눈(종합)
호주 기상청, 빅토리아주·NSW주 전역에 악천후 경계령
(시드니·서울=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이세원 기자 = 호주 동부 연안 지역이 강풍, 폭우, 눈, 한파를 동반한 악천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찬 기운의 영향으로 아열대 기후대에 속한 북동부 퀸즐랜드에도 이례적으로 눈이 내렸다.
4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주 기상청은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전역에 태즈먼해 저기압 한랭전선으로 인한 악천후 경계령을 내렸다.
이날 폭우를 동반한 강풍이 시속 60∼90㎞ 속도로 NSW주 해안선을 따라 북상한 가운데, 남동부 울라둘라에서는 한때 시속 130㎞의 엄청난 강풍이 불기도 했다.
호주 기상청의 전문가 사라 스컬리는 "시드니 전역에 30∼50㎜ 정도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찬바람 때문에 더 춥게 느껴질 것"이라며 "해발 900m가 넘는 지역에는 상당한 적설량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 마운틴이 있는 카툼바 인근 지역에 5㎝의 눈이 쌓인 가운데, 그레이트 웨스턴 고속도로를 포함 주요 도로가 안전 문제로 봉쇄된 상태다.
시드니 항에서 출항하는 연락선도 악천후로 운항이 중단됐다.
한파의 영향으로 아열대 기후대에 속하는 북동부 퀸즐랜드주에도 눈이 내렸다.
호주 기상청은 퀸즐랜드에 상당한 양의 눈이 내린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며 이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평가를 하였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기상학자인 라클런 스톤은 남쪽의 매우 찬 공기의 영향으로 퀸즐랜드에도 눈이 내렸다면서 이 지역이 통상 아열대에서 열대 기후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SNS 이용자들은 퀸즐랜드 눈 소식을 전하면서 "이것은 (미국) 플로리다에 눈이 온 것과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찬 공기와 강풍의 영향으로 호주 각지의 기온이 급격히 하강했다.
호주 공영 ABC방송에 따르면 퀸즐랜드 동남부 도시 터움바의 기온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영하 5도까지 내려갔다.
멜버른에서는 3일부터 시작된 강풍과 폭우 때문에 시민들이 출퇴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단데농 사우스 지역의 한 건설현장에서는 거센 바람에 대형 크레인이 쓰러졌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리아주 중부에 위치한 깁슬랜드에서도 시속 100km의 강풍과 함께 8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호주 기상청은 4일 저녁부터 저기압이 한랭전선을 해안에서 밀어내면서 날씨가 호전될 것으로 예보했다.
당국은 악천후에 따른 피해 방지 노력을 권고했다.
NSW주 관계 당국은 강풍 피해를 경고하면서 "나무 아래에 주차한 차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정원과 베란다의 헐거운 시설들을 단도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상 당국은 서핑 등 해안 스포츠 활동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호주 기상청은 시드니를 포함해 1천㎞가량의 해안 지대에 경보를 발령했고 주민들에게는 되도록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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