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소설가 반스 "한강 '채식주의자' 꼭 읽어보겠다"

입력 2019-06-04 11:42
英소설가 반스 "한강 '채식주의자' 꼭 읽어보겠다"

"소설의 힘 믿어…연극·시·소설 절대 죽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소설의 힘을 믿습니다. 50년 주기마다 소설은 이제 죽었다고 했죠. 영화가 나왔을 땐 영화로 인해 소설이 죽을 것이다. 텔레비전이 나왔을 땐 텔레비전으로 인해 죽을 것이다. 인터넷이 나왔을 땐 인터넷으로 인해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학, 그러니까 연극, 시, 소설은 다른 매체가 주지 못하는 것이 있기에 절대 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영국 출신 맨부커상 수상 작가 줄리언 반스는 소설과 같은 순수 문학이 영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일 발행한 문화 계간지 '대산문화' 여름호에 실린 특별대담을 통해서다.

반스는 소설을 통해 독자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서는 "독자를 내려다보는 입장에서 인생을 가르치고 설명하고 싶지 않다"면서 "옆에 나란히 앉아서 저 두 사람이 왜 싸우고 있을까 같이 의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다"면서 "작품을 다 읽었을 때 머릿속에 결론 내리지 않고 여지를 남겨줄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스는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한강의 작품을 포함해 한국 문학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한국 문학을 접해본 적은 없습니다. 돌아가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꼭 읽어보겠습니다. 한국 문학에 대해서는 한 가지 들은 게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꾸준히 새로운 도서관을 짓고 있다고 하더라. 영국에서는 도서관이 꾸준히 문 닫는 중이라 부럽습니다."



한반도 통일에 관해 묻자 쉽지 않은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반스는 "통일은 생각보다 국제적이고 버거운 일이 될 수도 있다"면서 "서독과 동독만 봐도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으며 분단된 시간도 짧았다. 서독은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동독이 주도권을 잡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도 그런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통일은 몇 세대에 걸쳐 이뤄질 문제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특별대담은 제17회 대산문학상 희곡 부문 수상자 이다은 씨가 영국 런던을 방문해 이뤄졌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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