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공포 여전…인천시 "지금도 서구에서 적수 발생"
적수 나오는 아파트, 물탱크 청소해야…청소비·필터교체비 지원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시 서구 아파트와 학교 등에서 붉은빛 수돗물(적수·赤水)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서구에서 적수 발생 신고가 접수돼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대책본부를 가동해 각종 조처를 했지만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적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 '붉은 수돗물' 공포 여전 / 연합뉴스 (Yonhapnews)
이어 "전문가·학부모·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더욱 세밀한 수질검사와 현장조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서구 8천500가구가 적수 피해를 보고 유치원·어린이집·학교 등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10개 학교는 급식 중단과 정수기 사용 금지 조처를 했고 지역 병원에서는 생수를 사다 나르기도 했다.
주민들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적수가 나온 곳의 수질검사 결과 음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주민을 우롱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인천시가 재난문자를 보내면서 '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을 놓고도 "물을 마시라는 건지, 마시지 말라는 건지, 재난이 아니니까 그냥 알고만 있으라는 건지"라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지역 주민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구성된 주민비상대책위는 이날 성명에서 "대량의 물을 방류하고 물탱크를 청소한 아파트에서조차 여전히 적수가 나오고 있다"며 "환경 전문가를 투입해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해결 대책과 보상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인천시도 주민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박 부시장은 "수질검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왔다 해도 누구든 붉은 물을 보면 안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주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113개 소화전에서 11만7천t의 물을 방류한 뒤 이날부터 적수 발생은 잦아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직수 공급방식인 단독주택과 달리 저수조 물탱크를 거쳐 가정으로 공급되는 아파트에서는 이날도 적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물탱크 내 물을 방류하고 청소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천시는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비와 정수기 필터 교체 비용을 시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태와 같은 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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