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협상 본질·경과 왜곡하는 중국 비난전에 실망"
美USTR·재무부 공동성명 "무역전쟁 원인은 中 '기술도둑질' 따른 만성적자"
"강제이행장치는 주권침해 아냐"…갈등고조에 교착상태 심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무역협상을 패권국의 횡포로 규정한 중국의 공식 입장에 대해 미국이 반박하고 나섰다.
중국이 불공정 관행을 무마하려고 한다는 게 골자로, 미중 무역협상의 심각한 교착실태가 재확인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재무부는 3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이 백서와 최근 공식성명을 통해 양국 무역협상의 본질과 경과를 왜곡하는 비난전을 추진하려고 한 데 실망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무역전쟁 원인이 미국의 패권 추구에 있고 미국이 진지하게 대화에 임하지 않은 데다가 주권침해 내용을 합의에 삽입하려 했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다고 최근 주장해왔다.
무역협상의 주무 부처인 USTR과 재무부는 무역협상이 시작된 배경을 설명하며 중국의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수십년간 이어진 중국의 불공정행위 때문에 고착화한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려고 했다는 점이 먼저 강조됐다.
USTR이 중국의 각종 불공정행위를 망라한 보고서를 작년 3월에 작성해 징벌적 관세부과의 토대를 놓았다는 점도 소개됐다.
미국 측은 "중국이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절도 등에 개입해 미국 기업들의 민감한 상업 정보와 영업비밀을 훔쳤다"며 "이로 인해 미국과 미국 기업은 매년 수천억 달러의 비용을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USTR과 재무부는 대중 관세가 미국법과 국제합의를 해치는 중국 행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문제로 삼았고, 동시에 중국의 행위에 따른 미국 산업의 손실을 상쇄하려고 관세를 부과했다는 설명이다.
USTR과 재무부는 중국이 그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관세에 보복을 가함으로써 추가 관세가 되풀이됐다며 무역전쟁의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작년 12월 정상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교섭이 열렸으나, 수개월에 걸친 고위급 협상의 결실은 중국의 변심으로 무산됐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USTR과 재무부는 "중요한 마지막 이슈를 정리할 때 중국이 이전에 합의된 조항들에서 물러났다"며 "중국의 이런 뒷걸음질 때문에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해 예전에 발표한 관세율 인상을 집행하고 추가 관세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측은 무역협상이 존재하는 이유가 중국이 지속해온 불공정한 통상 관행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무역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태도는 일관적이었으나 중국이 합의를 번복했다며 협상 결렬의 원인도 재차 중국에 돌렸다.
미국과 중국은 중국의 ▲기술이전 강제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절도 ▲산업보조금 지급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율조작 ▲서비스·농산물시장 개방 등을 논의해왔다.
무역합의까지 한때 9부 능선을 넘은 듯한 협상은 불공정 관행 개선을 중국 법률에 적시하는 방안, 중국의 합의이행 강제장치와 보복 금지 조항을 둘러싼 이견이 주권침해 논쟁으로 번지면서 결렬됐다.
USTR과 재무부는 "우리는 중국의 합의이행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중국이 지키지 않을 약속을 해온 역사 때문에 필요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들 부처는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구체적이고 강제력이 있는 약속을 계속 받아내려고 한다는 게 중국 주권에 대한 위협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런 의제는 무역합의에 흔한 것이며 고질적이고 감당할 수 없는 무역적자를 부추기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고조되는 갈등을 고려할 때 협상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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