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헝가리 다뉴브강 잠수요원투입 본격검토…수색급물살 탈수도

입력 2019-06-03 06:00
수정 2019-06-03 11:43
韓·헝가리 다뉴브강 잠수요원투입 본격검토…수색급물살 탈수도

주말 이틀간 수상수색 집중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어

현지시간 3일 아침 잠수부 투입 협의키로…헝가리, 안전 우려해 인양 선호 입장

최대 난점이었던 다뉴브강 유속·수위 점차 개선…수색 급물살 탈지 주목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정래원 기자 =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관류하는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한 사고가 일어난 지 엿새인 3일(이하 현지시간)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이 본격적인 잠수요원 투입을 검토한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헝가리 측의 협조로 지난 주말인 1∼2일 유람선 침몰지점부터 하류 50㎞ 지점까지 보트와 헬기 여러 대를 동원, 실종자들의 시신을 찾기 위한 집중 수색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신속대응팀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3일 아침 잠수부 투입을 위한 협의를 헝가리와 진행하기로 했다.



헝가리 측의 사전 승인 없이 구조나 수색목적의 잠수요원 투입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헝가리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다.

다만, 헝가리 측은 강의 빠른 유속과 혼탁한 시야 등에 따라 잠수부의 안전을 우려, 수중 수색 대신 배의 인양을 우선 검토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실제로 헝가리 당국이 지난달 31일 두 차례 잠수부를 수중에 투입해 선체 진입을 시도했다가 크게 다칠 뻔한 위험 상황이 있었고,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이 지난 1일 수중 드론(무인탐지로봇)을 투입하려 했지만 빠른 유속 때문에 실패했다.

하지만 선체에 실종자들의 시신이 온전하게 있는지를 미리 파악해 가족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우리 정부는 상황이 허락하는 한 잠수부를 인양 전에 선제적으로 투입해 선체를 수색하고 시신 유실 방지용 망을 설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가장 큰 난제였던 다뉴브강의 빠른 유속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신속대응팀이 지난 1일 사고지점 강물의 유속을 측정한 결과 5∼6㎞/h로 매우 빠르고 수중 시계가 전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하루 뒤인 2일 아침에는 유속이 4.3km/h로 떨어졌다.

강의 수위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1일 오전 우리 측이 측정한 결과 사고지점의 수심은 8.1∼9.3m였지만 하루 뒤인 2일 아침에는 7.6m로 떨어졌다.

2일 오후 부다페스트에 잠시 폭우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정부 신속대응팀은 잠수 시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3일 아침 유속과 수위가 더 떨어지지 않으면 헝가리가 잠수부 투입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정부 신속대응팀으로서도 '대원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실종자 가족들의 당부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일 오후 현재 부다페스트로 달려온 49명의 피해자 가족들은 대다수가 사고 현장을 찾아 애타게 가족의 생사를 기다리면서도 "구조·수색대원들 안전을 유의해 달라"는 입장을 정부 신속대응팀에 전해왔다.

이런 가운데 수중 수색이 여의치 않을 경우 헝가리 당국은 이르면 오는 6일에 침몰 선체의 인양을 시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신속대응팀의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육군 대령(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양부터 하게 되면 선체 파손과 시신 유실 우려가 있어서 안 된다는 우리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면서 "한국은 세월호 참사 등으로 수중 수색 경험이 많다고 헝가리 측을 설득했기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도심을 관통하는 다뉴브강에서는 지난달 29일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가 다른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에 부딪혀 침몰, 한국인 7명이 숨졌고 7명이 구조됐으며 나머지 한국인 19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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