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적성이라며 좋아했는데…아들 빨리 찾아 데려나 갔으면"
사고 현장 찾은 '견습 가이드' 실종자 부친 애타는 父情에 '눈시울'
"가족, 수색대원 안전 유의하라 당부"…운구·장례 협의 시작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정래원 기자 = 다 키운 아들을 다뉴브강에 잃은 아버지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주름이 깊은 아버지는 그저 아들의 몸뚱아리라도 찾아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탄 유람선 침몰 사고의 현장, 머르기트 다리 아래 강변에는 2일(현지시간) 낮 한국인 일가족이 무심한 강물을 바라보며 서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헝가리 유람선 사고 실종자 중 '견습' 가이드 이모씨 의 가족이다.
가족은 강둑에 조화를 내려놓고 한참이나 강물을 바라보다 끝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이씨의 부친은 사고 현장에 동행한 교민에게 애타는 부정을 쏟아냈다.
"가이드 일이 자기 적성에도 맞고 즐겁다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가네"
아들은 군대에 뒤늦게 가 작년 9월에 제대했다고 한다.
부친 이씨는 "나이가 들어서 책임감이 있고 선·후임, 동기와도 잘 어울려 군대에서도 신임을 받고, 후임들도 그랬는데"라며 "막 재미있게 살려고 하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지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빨리 찾아서 데려나 가야지. 제 명이 그렇게밖에 안 되는 걸 누굴 원망하겠어"라며 한탄했다.
이씨는 실종자와 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버지"라며 "아들 기다리는 거"라고 답했다.
주위의 추모객들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이들을 지켜보거나 눈시울을 적셨다.
이들 일행은 약 한 시간 다뉴브강을 지켜보다 차량으로 현장을 떠났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에 따르면 부다페스트에 머무르는 피해자 가족은 2일 오후 현재까지 총 49명이다.
도착한 가족들은 1회 이상 사고 현장을 찾았다.
신속대응팀의 송순근 구조대장(주헝가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은 "가족들이 구조·수색대원들 안전을 유의하라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또 강변에 정박한 선박들에 유실물이 걸려 있을지 모르니 그 주변을 꼼꼼히 수색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송 대장은 전했다.
앞서 가족들은 대표 1명과 부대표 4명을 선출했고 이들을 통해 정부와 대화하고 있다.
전날 사망자 7명의 운구와 장례 절차에 대한 협의가 시작됐다. 여행사가 비용을 부담하고, 정부는 법률·절차 지원을 맡는다.
일부 유족은 운구를 원하지만 현지에서 화장을 원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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