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安계 '하태경 구하기' 공조…'징계' 놓고 당권파와 '강대강'
징계개시에 유승민계 반격 준비…'안·유 연합' 오늘 회동
손학규 측 "강한 징계 필요" 주중 충돌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갈등이 한풀 꺾이는 듯했던 바른미래당이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문제로 다시 전운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주 당 윤리위원회가 노인 비하 발언을 한 하 최고위원을 징계하기로 하자 '바른정당계'로 불리는 유승민계가 극렬히 반발하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2일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유승민계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모처에서 안철수계 의원들과 만나 당내 현안에 대한 '안·유(劉·安) 연합 작전 회의'를 열 예정이다.
10여명이 참석하는 회의는 4일 의원총회 안건에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방안과 하 최고위원 징계와 관련한 대응책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계는 당 윤리위가 손 대표 퇴진 주장에 앞장선 하 최고위원에게 중징계를 내려 최고위에서 쫓아내거나 다음 총선에 불이익을 주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하 최고위원 징계에 대한 '맞불'로 손 대표의 당헌·당규 위반 사례를 모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한 유승민계 관계자는 "손 대표에 대한 제소 서류는 모두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 측 당권파는 "윤리위원회는 당과 분리된 독립기구"라며 유승민계가 엉뚱한 의심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승민계는 송태호 윤리위원장이 손 대표의 측근인 점에서 윤리위 결정에 손 대표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이에 유승민계 오신환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윤리위 결정 직후 "친손무죄 반손유죄"라고 반발한 뒤 "결정을 재고해줄 것을 원내대표로서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송 윤리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결정에 대한 재고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송 위원장은 이번 주중으로 하 최고위원의 소명을 듣는 일정을 확정해 본인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징계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당권파 내에서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많아 계파 간 '강 대 강'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 당권파 의원은 "손 대표에 대한 적극 지지자들은 징계를 강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발언의 파급력이 컸던 만큼 사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권파에 가까운 제정호 당 시니어위원장은 전날 최고위원들에게 '갈등 봉합을 위해 하 의원을 선처해야 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이견을 냈다.
제 위원장은 문자에서 "당의 앞날을 위해 서로 화합하는 길을 바란다. 당내 문제를 자꾸만 침소봉대하는 것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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