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美와 갈등' 해외사례 소개…"美제재로 세계정세 악화"

입력 2019-06-02 10:35
北신문, '美와 갈등' 해외사례 소개…"美제재로 세계정세 악화"

터키·이란·중국·쿠바 등 나열…대북제재 불만 우회적 표출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 속에 미국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제재와 반발 속에 불안해지는 세계' 제목의 정세논설에서 "미국은 패권장악과 탐욕 실현에 방해로 된다면 잠재적 적수이든 동맹국이든 가리지 않고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갈등을 빚는 주요 국가들에 취한 조치를 모두 '제재'로 규정하고, 해당 국가 및 관련 국가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신문은 미국이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를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했다고 전하며 "주권국가의 무력이 '테러조직'으로 지정되기는 역사상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미국의 대이란 원유 수출 전면 봉쇄 조치에 "많은 나라가 반발해 나서고 있다"며 "이란은 미국이 경제제재와 군사적 위협을 배합하여 자국을 굴복시키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하면서 강경한 대응 입장을 밝히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미국이 자신들의 나토 동맹국인 터키가 러시아산 'S-400' 미사일 구매 계획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자 관세 혜택을 중단한 것 역시 '노골적인 제재'라고 하는가 하면, 미국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잇는 가스관인 '노드 스트림-2' 가스관 건설에 참여하는 유럽 국가들에 제재를 가할 준비를 하면서 독일이 이를 '도발'로 간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이 최근 러시아 체첸자치공화국의 대테러부대 '테레크'에 대한 제재를 가한 데 대해서는 "러시아는 호상(상호)성의 원칙과 국가적 이익에 입각하여 미국의 제재에 대응조치를 취할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는 앞서 지난달 16일 법 절차 없이 살인하고 성 소수자를 고문하는 등의 인권 유린 혐의를 받는 테레크 부대와 개인 5명에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신문은 미중무역전쟁 및 미국과 쿠바의 갈등도 소개하면서 "정세전문가들은 이해관계의 모순 속에 잠재적 적수들은 물론 자기의 동맹자들까지 겨누고 날로 확대되는 미국의 제재와 그에 대해 반발로 하여 앞으로 나라들 사이의 관계가 더욱 팽팽해지고 여러 지역의 정세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교착 국면의 원인을 제재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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