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 2010년 이후 회복세…유엔제재로 다시 위기"

입력 2019-06-02 12:00
수정 2019-06-02 15:19
"北경제, 2010년 이후 회복세…유엔제재로 다시 위기"

KDI 북한경제리뷰…"긍정적 변화, 제재 국면으로 역진 될 수도"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 경제가 2010년께 시장을 축으로 회복세로 돌아서는 등 큰 변화를 보였지만, 유엔 대북제재로 인해 다시금 위기에 봉착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5월호에 실린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현인애 이화여대 교수의 토론회 지상중계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2010년을 전후해 거시경제가 안정되고 대외무역과 시장을 축으로 회복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건설 분야에서는 돈주(민간사업자)와 국가가 함께 진행한 건설사업 수가 국가사업 수에 육박했고, 평양 아파트 가격도 2011∼2017년 사이 67% 상승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무연탄 수출로 외화를 번 뒤 중국에서 설비와 기술을 받아들이고 현지화하면서 기계 부문 국산화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또 중규모 기계공업과 경공업종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대신 시장을 활용하는 가운데 시장이 경제를 돌리는 한 축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2015년 어선 건조가 늘었다"면서 "추측해보면 수산물을 중국과 북한 내수시장에 팔면서 돈을 벌 수 있게 됐고 수산사업소에서 자본재로서 어선을 조선소에 발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화벌이 회사의 역할도 강화됐다.

외화벌이 회사는 북한 원자재를 해외에 팔던 종전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북한 원자재를 가공해 상품으로 팔거나, 중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해 상품을 만들어 역수출하는 역할까지 도맡게 됐다.

이를 통해 북한에는 민간약국까지 등장했는데, 사회주의국가에서는 무상치료제를 공급하는 것을 고려하면 민간약국의 등장은 특기할만한 일이라고 현 교수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로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미 북한에서는 올해 1∼4월 쌀값이 소폭 하락하는 등 소득 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 현상이 관측되기 시작했다. 수출입이 어려워지자 특권층이 주로 거주하는 평양 집값이 하락하기도 했다.

돈주가 미래를 비관하면서 투자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김정은 정권도 개혁 추진속도를 늦추는 조짐이 보인다고 이들은 평가했다.

양 교수는 "김정은 시대의 (경제) 변화가 비교적 긍정적인 변화였다면 그것이 제재 국면으로 역진 될 수도 있다"며 "우리 정부는 제재를 해소할 수 없겠지만 바람직한 변화가 이어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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