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전면 실시하라"…전국 화물기사들 부산 신항 집결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전국 화물기사들은 1일 정부가 화물운송료 현실화를 위해 내년부터 시행하는 안전운임제의 적용품목이 지나치게 협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오후 2시 부산항 신항 일대에서 '화물연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집회 측 추산 4천명의 화물기사가 집결했다. 이들이 끌고 온 560대의 컨테이너는 부산 신항 일대 도로 갓길에 수㎞ 길이로 늘어섰다.
화물노동자들은 내년 1월부터 정부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적용품목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화물운송료를 높여 현실화하려고 만든 것이 안전운임제이지만, 결정 과정에서 화물기사 목소리가 배제되고 노동기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컨테이너와 시멘트 2개 품목에만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도록 법이 만들어졌는데, 전 품목에 전면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자본은 화물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분류해 사장님이라 부르지만, 화물노동자는 화주사·운송사 업무지시에 따라 일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입찰제, 다단계 운송구조는 운임을 계속 하락시키고, 운행 중 다치거나 죽어도 산재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면서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강요당하고 과속, 과적하지 않도록 적정운임 보장과 노동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물기사들은 올해 10월 안전운임위원회가 산정해 공표할 안전운임도 위원회 구성의 불합리함으로 인해 제대로 산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차주 대표는 3명밖에 포함되지 않아 기사들에 매우 불리하게 위원회가 돼 있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우리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힘들다" 지적했다.
위원회는 화주 대표 3명, 운수사업자 대표 3명, 차주 대표 3명, 정부가 선임하는 공익위원 4명으로 구성된다.
경찰은 이날 13개 중대 경찰관을 현장에 배치하고 질서유지를 했다.
이날 화물기사 총 집회로 부산 신항의 환적화물 처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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