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작은 거인 이광연, 3경기 2실점 '거미손 본능'
3명 GK 가운데 최단신…뛰어난 반사신경으로 '방어쇼'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정정용호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밑거름에는 K리그 출전 경험이 전무한 20세 골키퍼 이광연(강원)의 선방쇼도 큰 힘이 됐다.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면서 2승 1패(승점 6·골득실1)로 조 2위를 확정하며 16강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한국과 똑같은 승점 6이었지만 골득실에서 한국을 앞서 조 1위가 됐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포르투갈(1승1무1패)은 남아프리카공화국(1무2패)과 최종전에서 1-1로 비기면서 조 3위로 떨어졌다.
포르투갈은 E조 3위 파나마(승점 4)와 승점과 골득실이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이 속한 F조는 역대 최다우승(6회)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와 유럽 예선 우승에 빛나는 포르투갈, 아프리카 복병 남아공이 경쟁하면서 이번 대회 조별리그 '죽음의 조'로 손꼽혔다.
이 때문에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아르헨티나, 포르투갈보다 남아공을 잡고 조 3위에 올라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르는 현실적인 방법을 택했다.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 0-1로 패한 한국은 남아공과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반전의 계기를 잡았고, 마침내 아르헨티나와 최종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무난하게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FIFA는 한국-아르헨티나전이 끝난 뒤 홈페이지에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쇼크에 빠뜨리고 16강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선전에는 최후방에서 몸을 날리며 상대 팀의 슛을 막아낸 '작은 거인' 골키퍼 이광연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광연은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2실점을 기록했다. 남아공전에서는 '클린 시트'도 작성했다.
남아공과 2차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보여줬던 이광연은 아르헨티나전에서도 또 한 번 '거미손 본능'을 과시했다.
이광연이 아르헨티나전에서 가장 빛났던 장면은 후반 22분이었다.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의 백패스 실수가 나왔고, 아르헨티나의 아돌포 가이치가 강한 터닝슛을 시도하자 이광연이 엄청난 반사신경으로 볼을 손으로 쳐냈다. 이광연은 후반 32분에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든 가이치의 슛을 어렵게 쳐냈다.
후반 33분에는 크리스티안 페레이라의 중거리포가 수비수 맞고 굴절돼 골대로 날아오자 번쩍 뛰어올라 펀칭해냈다.
비록 후반 43분 페레이라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에 실점했지만 남은 시간까지 골문을 든든히 지켜내 승리를 만끽했다.
올해 강원FC에 입단한 이광연은 리저브리그 1경기를 빼곤 K리그1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어린 수문장이다.
대표팀에서도 포지션 경쟁자인 박지만(수원·189㎝)과 최민수(함부르크·185㎝)와 비교해 키가 가장 작다.
하지만 이광연은 정정용 감독이 대표팀을 이끈 2017년부터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고,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정정용 감독은 큰 신뢰를 보내는 이광연에게 '1번 골키퍼'를 맡겼고, 이광연은 한국의 조별리그 통과에 숨은 공신이 됐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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