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이정은, US여자오픈 상위권…꾸준한 성적에 외신도 주목

입력 2019-06-01 06:51
'식스' 이정은, US여자오픈 상위권…꾸준한 성적에 외신도 주목

"'정은' 대신 '식스'로 불려요"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루키' 이정은(23)이 US여자오픈 상위권에 올라 메이저대회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정은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천535야드)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이정은은 중간합계 3언더파 139타를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대회가 오후 들어 비로 중단된 가운데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다.

오전에 플레이해 비 영향을 받지 않은 이정은은 "오늘 날씨가 어제보다 더 좋았다. 덥지도 않았고 바람이 덜 불어서 선수들이 편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샷 감과 퍼팅, 리듬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하지만 "파5 홀에서 실수를 안 했다면 더 줄일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정은은 파5 홀인 9번 홀과 15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 그는 "아쉬움이 남는 만큼 내일은 파5 공략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신 '스리 퍼트'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것에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정은은 특히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직후 15번 홀에서 보기를 쳐 아쉬웠다면서 "후반 세 홀을 남긴 상태여서 버디 1∼2개를 잡아야 상위권으로 올라갈 것 같았다. 그래서 버디를 잡으려고 공략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계획대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는 데 성공했다.

대회가 반환점을 돌면 상위권에서 시작할 가능성을 높인 이정은은 "1·2라운드에서 했던 것보다 3라운드에 더 집중하겠다. 중요한 3라운드가 될 것 같다"며 "퍼팅, 샷, 리듬에 신경 쓰고, 파5 홀에서 타수를 줄이는 공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이정은은 여러 외신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했다. 이정은은 한국 취재진과 만나기 전 미국골프협회(USGA)와 LPGA, 중국 매체 등과 인터뷰를 했다.

이정은은 올해 LPGA 투어의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올해 처음 LPGA 투어에 뛰어들었는데도 메디힐 챔피언십 공동 2위 등 톱 10에 3차례 드는 등 뛰어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외신은 이정은의 이름 뒤에 붙은 번호 '6'에도 관심을 보인다. 이정은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뛸 때 동명이인을 구분하기 위해 달았던 번호다.

이정은은 "외국 기자들은 시즌 초반에는 '식스(6)'라는 번호를 굉장히 궁금해했다. 지금은 다 아는 것 같다. 다른 캐디들도 저를 이름 대신 '식스'라 부를 정도다. 정은이라는 이름이 외국인에게는 어려워서 식스라고 쉽게 불러준다"며 웃었다.

이어 "요즘은 꾸준한 성적의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하신다"라며 "첫 대회 성적(호주 여자오픈 공동 10위)이 잘 나와서 컷 통과에 대한 불안감이 줄었고, 샷감과 퍼팅 감각이 나쁘지 않아서 성적이 꾸준히 나온다고 대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인답지 않게 과감한 플레이를 하는 비결을 묻자 "여기에서는 루키지만, 한국에서 3년을 뛰었다. 그동안 경험이 쌓이고 투어의 느낌을 알게 됐다. 그 경험을 살려서 플레이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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