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멕시코 관세 부과 충격 하락 출발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31일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심화해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43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2.56포인트(1.16%) 하락한 24,877.32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6.00포인트(1.29%) 떨어진 2,752.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7.47포인트(1.42%) 급락한 7,460.25에 거래됐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에 대한 갑작스러운 관세 부과 방침 여파와 중국과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산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10일부터 5%의 관세를 부과하며,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를 줄이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세율을 올려 10월에는 25%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멕시코가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물론 국회 비준 절차를 앞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마무리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하기 어렵고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중국과의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불안도 커졌다.
당장 멕시코에서 상당량의 부품을 수입하거나 완성차를 조립하는 미국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GM과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미국 주요 완성차 주가는 이날 개장전 거래에서 5% 내외 급락세를 나타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암운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중국 상무부는 화웨이 등 자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맞서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비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자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외국기업 리스트를 만들어 제약을 가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의 거래제한 기업 목록에 맞선 중국판 '블랙리스트'인 셈이다.
중국은 전일에는 미국의 무역 위협에 대해 '테러', '경제적 살인' 등의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해 비난하는 등 양국 간 긴장이 팽팽하다.
무역전쟁 우려에 지표도 부진해 글로벌 경제 침체 불안도 한층 심해졌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4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 0.2% 증가보다는 다소 양호했지만, 지난 3월의 1.1% 증가보다는 큰 폭 줄었다.
중국의 5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재차 위축 국면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밑돌았다.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도 전년 대비 1.4% 상승에 그치며 월가 예상 1.5%에 못 미쳤다.
경기 침체 우려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1%대까지 내리는 등 위험자산 회피 거래가 뚜렷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4월 PCE 증가율이 전월보다 떨어졌고, 물가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4월에 전월 대비 0.2% 올랐다.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다만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과 전년 대비 모두 월가 예상과 부합했다.
4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경제학자의 전망 0.3% 증가보다도 양호했다.
개장 이후에는 5월 시카고 PMI와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 전쟁이 중국뿐만 아니라 전방위로 확산해 장기화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세븐리포트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최악의 상황은 중국과 멕시코 정부가 19개월 남은 다음 미국 대선을 기다리기로 하는 것"이라면서 "이 경우 중국과의 무역협상도 타결되지 못하고, 중국과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끌어내리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23% 내렸다.
국제유가도 급락세다.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88% 급락한 54.96달러에, 브렌트유는 3.14% 떨어진 64.77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6.7%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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