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S-400 미사일 구매 이란 요청 거부…중동 긴장 악화 우려"
블룸버그 통신 보도…S-400 도입 추진 터키, 미국과 갈등 와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자국산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을 구매하겠다는 이란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러시아 관리를 포함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S-400 판매가 중동 지역 긴장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미사일 공급을 거부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란 측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앞서 이달 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푸틴 대통령에 대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프 장관의 방러는 지난해 미국의 일방적 이란 핵합의(JCPOA) 탈퇴에 이어 최근 이란이 핵 합의에 따른 일부 의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갈등이 최고로 고조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그의 이번 방러에서 러시아제 무기 구매 문제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난 12일 오만해에서 사우디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고 14일에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송유시설이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당하자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중동 지역으로 미군 병력을 추가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이란은 근년 들어 밀접한 정치·군사적 유대 관계를 맺어 왔지만 최근에는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 다른 중동 핵심국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란의 영향력을 제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방공미사일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중국이 지난 2015년 외국 가운데 처음으로 S-400 미사일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인수 단계에 있으며, 뒤이어 터키도 2017년 구매 계약을 체결해 올해 안에 들여올 계획이다.
하지만 나토 회원국인 터키의 S-400 구매에 대해 미국이 강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양국 간에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터키군이 미국산 F-35 전투기와 S-400 방공미사일을 동시에 운용하면 F-35의 안전이 위태로워진다면서 터키에 S-400 도입계약을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S-400 도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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