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오존 노출,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커져"

입력 2019-05-31 16:39
"장기간 오존 노출,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커져"

미 버팔로대 연구진, 오존 노출·동맥 손상 연관성 첫 입증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생활 환경에서 장기간 오존에 노출되면 동맥 손상을 일으켜 심근경색과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존이 이렇게 무증상 동맥 질환을 악화할 수 있다는 걸 전염병학적 관점에서 입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버팔로대의 멍 왕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저널 '엔바이런멘털 헬스 퍼스펙티브(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최근호에 발표했다. 그는 버팔로대 공중 보건·보건의료 전문직 대학(School of Public Health and Health Professions)'의 전염병학·환경건강과 교수다.

30일(현지시간) 온라인(바로가기 [http://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5/uab-sfl052919.php])에 공개된 연구 개요에 따르면 왕 교수팀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볼티모어, 세인트폴, 윈스턴세일럼 등 6개 도시 출신의 45세부터 84세까지 주민 7천여 명을 10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

이들은 '다인종 동맥경화 연구 조사((MESA; Multi-Ethnic Study of Atherosclerosis)' 프로그램에 등록한 자원자들이다.

왕 교수는 "이전의 일부 연구에서 확인된, 장기간의 오존 노출과 심혈관질환 사망의 연관성은, 동맥 손상과 그에 따른 동맥경화증 악화 때문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오존 노출이 일상화하면 두경부에 혈액을 공급하는 대동맥이 두꺼워질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또한 동맥의 내막과 중막(intima and media)에 혈전이 넓게 침적한 동맥 손상 말기에 나타나는 경동맥 플라크의 위험도 커진다는 걸 밝혀냈다.

죽상경화증이라고도 하는 아테롬성 경화증(atherosclerosis)은 혈관의 가장 안쪽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혈관 내피세포가 증식하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흔히 말하는 동맥경화증은 주로 혈관 중간층의 퇴행성 섬유화로 혈관의 탄성이 떨어지는 일종의 노화 현상인데, 요즘엔 이 둘을 합쳐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아쉽게도 이번 연구에선 오존 노출이 어떻게 죽상경화증을 일으키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왕 교수는 "연관성은 입증했으나,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규명하지 못했다"면서 "어떻게 하면 오존 농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지에 일단 정책적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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