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더 강해지는 류현진, 득점권 피안타율 0.048로 1위
상대 득점권에서 42타수 2안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눈부신 호투로 8승째를 챙긴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이번 시즌 0.205의 놀라운 피안타율을 기록 중이다.
규정 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87명 중 11위이다.
하지만 위기에 몰렸을 때, 류현진은 더 강해진다.
류현진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048(42타수 2안타)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중 1위다.
이 부문 2위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도 상대 득점권에서 피안타율 0.093(43타수 4안타)의 뛰어난 성적을 냈지만, 류현진의 성적이 두 배 가까이 좋다.
위기가 자주 찾아오지도 않지만, 상대 주자가 득점권에 진출하면 류현진은 더 완벽한 투구를 한다.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도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했다.
이날 다저스는 2-0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이 실점 위기를 넘지 못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류현진은 2회 초, 1사 후 토드 프레이저와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치다가 볼넷을 허용했다.
20일 신시내티 레즈전 1회 이후 14이닝 만에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크게 아쉬워했고, 후속타자 카를로스 고메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실점하지 않았다. 그는 아데이니 에체베리아에게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 3개를 연속해서 던진 뒤 체인지업 2개를 구사했다.
에체베리아는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배트를 내밀기만 했다. 결국, 에체베리아는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토머스 니도에게 시속 128㎞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으로 돌려세웠다.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7회 마지막 위기 때도 류현진의 역투가 빛났다.
류현진은 7회 선두타자 알론소에게 던진 커터가 가운데로 몰려 좌익수 쪽 2루타를 맞았다.
무사 2루의 위기에서도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시속 145㎞ 직구로 프레이저를 투수 땅볼 처리했다. 류현진의 변화구를 의식한 프레이저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빠르지 않은 시속 145㎞ 공을 제대로 쳐 내지 못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받아친 카를로스 고메스의 공도 평범한 중견수 뜬공이 됐다.
류현진은 2사 2루에서 에체베리아를 상대로 전력투구를 했다.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으로 윽박지른 뒤, 130㎞대 체인지업으로 유인했다.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에서는 다시 시속 148㎞ 빠른 공을 던져 에체베리아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메츠 타선은 이날 주자를 득점권에 두고서 5차례 공격을 했다. 그러나 주자가 홈은 물론이고 3루조차 밟지 못했다.
류현진의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이 만든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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