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쿠릴4개섬 관련 '의견차'(종합)

입력 2019-05-31 16:51
수정 2019-06-03 11:29
러-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쿠릴4개섬 관련 '의견차'(종합)

"오사카 G20 기간인 내달 29일 푸틴-아베 정상회담 개최"

(도쿄·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규 유철종 특파원 =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1일 일본 도쿄(東京)의 이쿠라(飯倉)공관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서의 공동경제활동 추진 등의 의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두 외교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서로의 법적 입장에 해를 끼치지 않는 형태로 두 나라 사이 영토 분쟁 지역인 쿠릴 4개 섬에서의 공동경제활동을 계속 추진하기로 하고 다음 달 11일 이와 관련한 국장급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평화협정 체결과 일본이 원하는 쿠릴 4개 섬의 반환을 둘러싸고는 입장차이가 컸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평화협정 체결 문제와 관련해 "넘어서야 할 과제의 윤곽이 꽤 명확해졌다"면서 '북방영토'의 주권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일본의 입장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일본의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평화협정 체결 등의 문제에서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는 인식을 밝혔다.

쿠릴 4개 섬은 2차대전 중인 1945년 러시아의 영토가 됐다. 일본은 러시아(소련)가 1956년 소일 공동선언 때 시코탄과 하보마이를 일본에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들 섬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직도 체결되지 않은 양국 간 평화조약을 우선 체결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측은 진통 끝에 이들 섬에서 해산물 양식, 야채 온실 재배, 관광, 풍력발전, 쓰레기 절감 대책 등 5개 분야에 대해 공동경제활동을 펼치기로 했지만, 이런 활동이 어느 나라 법률의 틀에서 행해질지에 대해 대립하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별도의 양국 간 정상회담을 29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일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 여러 분야에 걸친 양국 관계 발전 문제를 조율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양국 외교·국방 장관 회담인 '2+2 회의'에서도 두 나라 사이의 갈등 사안 해결과 대외협력 강화 문제를 상세히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를 질적으로 새로운 레벨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고, 고노 외무상은 "오늘 회담에서는 다음달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북방영토'의 공동 경제활동과 평화조약 체결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공동 경제활동의 5개 분야 중 법적인 과제가 비교적 적은 관광과 쓰레기 절감 대책의 조기 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쿠릴 4개 섬을 관할하는 러시아 사할린주와 인근인 일본의 홋카이도현 사이의 단기 체재 비자 상호 면제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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