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6월국회 개원' 막판 기싸움…정상화 협상, 주말 분수령(종합)

입력 2019-05-31 16:37
여야, '6월국회 개원' 막판 기싸움…정상화 협상, 주말 분수령(종합)

민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제안…한국 "보여주기식 회동 그만해야"

與 "6월국회 단독 소집, 주초까지 미루겠다"…바른미래, 조속한 회동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고상민 기자 = 여야는 31일 국회 정상화 문제를 놓고 막판 기 싸움을 펼쳤다.

현행 국회법상 '짝수달'인 6월에는 임시국회를 열도록 규정된 만큼 여야는 이날 어떤 형태로든 국회 정상화 협상을 재개, 국회 파행의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당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월 국회 단독 소집'까지 거론하며 국회 정상화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조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며 이날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여야 간 담판이 무산됨에 따라 이번 주말이 6월 국회 가동, 나아가 국회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6월 국회 단독 소집' 디데이를 다음 달 3일로 미루는 등 일단 여야 협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경색 정국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쪽 원내수석부대표가 오늘 오전 10시 30분에 3당 원내대표 회동을 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며 "한국당이 오늘 오후 천안에서 연찬회를 하기 때문에 대면 회동을 위해선 오전밖에 시간이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담판을 위해 판문점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국회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한국당, 바른미래당과 수차례의 원내수석부대표 물밑협상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선결 조건에서 여야 3당의 견해차가 많이 좁혀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은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 지정에 대한 유감 표명 수위,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 방식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 여야 합의 문안에 '합의처리 한다',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한다' 등 어떤 표현으로 문구를 담을지 접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굉장히 많이 좁혔다고 생각하는데, (협상 상대 입장에서는) 1% 차이가 100%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민생 법안 처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한때 한국당을 뺀 여야 4당 또는 민주당 단독의 '6월 국회 소집'을 검토했으나, 이번 주말까지 한국당과의 협상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날 중 원내대표 회동이 어려울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일단 (6월 국회) 단독 소집은 주초인 다음 주 월요일(6월 3일)까지 미룬 것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판문점 남측지역을 찾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안보 챙기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당은 조속한 국회 정상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이날 민주당과의 협상에는 응하지 않았다. 한국당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강경 발언'에 대한 반발 성격이 짙다.

문 대통령이 지난 29일 강효상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 유출 문제를 작심 비판하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민생 챙기기 코스프레', '유아틱'이라고 표현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원 관권선거 의혹 대책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야당 비난 플레이가 민생 국회를 열려는 야당의 희망마저 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원내대표를 겨냥해 "착한 동생이 왜 이렇게 나쁜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여당은 결자해지를 위해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하고, 민생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따라서 이날 하루 냉각기를 갖자는 것이 한국당의 입장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후 '이 원내대표를 오늘 만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오늘은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당 회의에서 "(민주당이) 회동 제안 사실을 언론에 먼저 알리고 나중에 알게 되는 진정성 없는, 국민과 야당보다 청와대만 의식하는 보여주기식 회동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의원·당협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현안을 공유하고 국회 정상화에 대비한 전략을 가다듬었다.

이 자리에선 여권을 향한 강경 발언이 쏟아진 가운데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협상을 맡았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을 숙청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 "김정은 위원장이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남북, 한미 관계 등이 엉망이 됐는데도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을 문책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나온 발언이었다.

이에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역대급 망언"이라며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고 한국당은 정 의장을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원내대표 회동을 빨리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이인영·나경원 원내대표에게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를 위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을 조건 없이 개최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면서 "국회 정상화 취지에 전면으로 반하는 단독 국회 소집 주장이 나오는 것은 몹시 유감"이라고 밝혔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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