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트럼프 관세 위협에 "대립 원치 않는다"(종합)
서한에서 "이민자 문제, 대화로 대안 찾자" 제안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라며 '관세의 칼'을 빼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립을 원치 않는다"며 대화를 제안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같이 밝히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이민 문제의 대안을 찾아보자"고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사회적인 문제는 관세나 강압적인 조치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멕시코 영토를 거쳐 이동하는 이민자들을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최대한 막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또 미국이 역사상 '이민자들의 나라'였다는 것을 시사하며 "자유의 여신상은 허울뿐인 상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디, 나는 용기가 없거나 겁이 많기보다는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임을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미 이민자를 막지 않으면 오는 6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상품 일체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 관세율을 불법 이민 문제가 고쳐질 때까지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도 으름장을 놓았다.
멕시코의 대외 수출 가운데 약 80%가 미국으로 향하는 상황에서 관세가 시행될 경우 멕시코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앞서 헤수스 세아데 멕시코 외교부 북미담당 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해 "재앙적이 될 것"이라며 "이런 위협(관세)이 실행되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원래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해 추진 중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멕시코 내 비준 절차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세아데 차관은 그러나 이같은 관세 예고 조치가 나올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민자 문제를 놓고 이렇게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관세가) 실제 이행된다면, 우리도 거세게 대응할 것"이라며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세아데 차관은 이어 "미국과 논의한 뒤 우리끼리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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