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전·현직 여직원 16명 "성희롱·성차별 피해 봤다" 소송

입력 2019-05-31 10:54
수정 2019-05-31 11:17
美FBI 전·현직 여직원 16명 "성희롱·성차별 피해 봤다" 소송

"남성 중심 훈련으로 정신적 스트레스" 주장…1인당 3억5천만원씩 배상 청구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미연방수사국(FBI) 전·현직 여직원들이 성차별과 성희롱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소송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CNN에 따르면 지난 29일 FBI의 전·현직 여직원 16명은 FBI 상대로 정신적 스트레스에 따른 1인당 30만 달러(한화 3억5천700만원)의 피해배상 소장을 워싱턴의 연방법원에 냈다.



성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FBI의 훈련 프로그램을 전형적인 백인 남성 중심의 '굿 올드 보이 네트워크'라고 규탄했다.

FBI의 신입직원 대부분은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FBI 아카데미에서 20주간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신입직원들은 아카데미에서 대테러 조사, 심문기법 등을 교육받게 된다.

소송을 제기한 전·현직 직원들은 훈련 프로그램 남자 교관들이 전직 신입직원들에게 적대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성희롱과 부적절한 농담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여직원들은 훈련 프로그램의 교관들 대부분이 남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 보니 여자 훈련생들에게 페널티를 주거나 훈련에서 해고하는 비율이 남자 훈련생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권위를 이용한 일부 교관들은 여성 훈련생에게 부적절한 농담을 하거나 적어도 1명 이상에게 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전히 FBI에서 일하는 7명의 현직 여성 직원은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소송장에 그들의 전체 이름을 쓰지 않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현직 여직원들은 피해배상 청구와 더불어 FBI에 훈련 평가 과정의 재검토, 여성 교관의 더 많은 고용도 요구했다.

FBI는 소송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성명을 통해 "FBI는 모두가 존중받을 수 있는 업무환경 조성에 전념하고 있다"며 "다양성은 우리의 핵심 가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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