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맹도 달러패권 도전?…EU·인도, 對이란 우회결제망 구축
WSJ "美 정책 파급력 약화 가능성"…中·러시아도 달러화 패권에 도전장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의 동맹인 유럽과 인도가 국제무역의 달러화 결제시스템에 도전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이란 핵합의'(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한 것이 촉매 역할을 했다.
이란을 사실상 달러화 시스템에서 배제하자,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우회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프랑스·독일·영국이 발족한 '인스텍스'(INSTEX)다. 미국의 제재를 피해 합법적으로 이란과 거래하도록 하는 금융 특수목적법인(SPV)이다.
법인의 중개로 이란산 원유·가스와 유럽산 물품을 맞바꾸는 '물물교환' 방식이다.
올해 1월 발족했지만, 광범위한 제재로 이란 경제를 고사시키겠다는 미국은 인스텍스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아직 가동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실제로 가동된다면, 달러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통용되는 유로화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이 주목된다.
인도 역시 인스텍스와 유사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인도 경제는 이란산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인도의 시스템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리스트에 올라온 이란 기업들과의 거래도 허용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달러화 패권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지속해서 추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WSJ은 "유럽과 인도의 대체 시스템, 중국과 러시아의 노력 등이 달러화 지배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각종 제재에 대한 미국의 정책 파급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테러리스트 또는 범죄자들이 미국의 달러화 체제에서 벗어나 자금을 조달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고도 WSJ은 지적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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