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다뉴브강 현장, 침묵 속 긴장감 팽팽…"추가 구조소식 들리기를"
무섭게 불어난 강물, 한치 깊이도 보이지 않을 만큼 혼탁
경찰선과 경찰보트 수색작업 벌여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람선 전복 사고로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강변 현장에는 경찰의 삼엄한 통제 속에 탐지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30일 오전 10시 20분께(현지시간) 도착한 헝가리의 '젖줄' 다뉴브 강은 기자가 한눈에 보기에도 물이 많이 불어난 상태였다.
전날 밤 관광객 등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크루즈선에 부딪혀 침몰한 다뉴브강 서안 마르기트 다리 아래쪽은 강둑 바로 밑까지 불어난 물이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무섭게 불어난 물은 한치 깊이도 보이지 않을 만큼 혼탁한 흙빛이었다.
강 위에는 경찰선들이 음파 또는 유속 탐지기로 보이는 장치를 소형 크레인을 이용해 물속에 집어넣었다 뺐다를 반복하면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었고, 경광등을 켠 소형 경찰 보트들이 주위를 빙빙 돌며 육안 수색작업을 하고 있었다.
헝가리 취재진과 시민들이 강변과 다리 위에 잔뜩 몰려들어 숨을 죽인 채 현장을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봤다.
기자가 강변의 폴리스라인 안쪽으로 다가가자 제복을 입은 한 헝가리 경찰관이 다가와 "통제구역이니 밖으로 나가 달라"고 제지했다.
침몰한 유람선의 인양준비와 구조상황을 묻자 그는 "우리도 빨리 사람들을 구하고 배를 건져 올리기를 원한다"고 짧게 답하고는 기자를 통제선 밖으로 얼른 몰아냈다.
사고 수역을 제외하고는 대형 크루즈선 등 유람선들이 다뉴브강을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20대로 보이는 한 헝가리 여성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뉴스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타고 있던 유람선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서 빨리 추가 구조 소식이 들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여행객들은 한국의 여행사가 내놓은 '발칸 2개국+동유럽 4개국 9일' 상품을 통해 지난 25일부터 6월 2일까지 일정으로 유럽 여행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동유럽의 파리'로 불릴 만큼 유서 깊은 역사와 도시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 명소다. 특히 다뉴브강의 야간 유람선 투어는 도시의 화려한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인기 코스로 꼽힌다.
유람선으로 다뉴브강변의 야경을 감상하고 돌아오던 한국인 탑승자 33명 중 7명은 구조됐지만 7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현재 19명이 실종 상태다.
우리 정부는 해군 소속 심해잠수사가 포함된 신속대응팀을 꾸려 현지에 급파해 헝가리 당국의 구조작업을 도울 계획이지만, 상당히 불어난 강물과 빠른 유속, 수중 시야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구조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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