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 "美제재 탓 희귀피부병 어린이 7명 숨져"

입력 2019-05-30 17:53
이란 국영방송 "美제재 탓 희귀피부병 어린이 7명 숨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는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복원으로 의약품 수입까지 차질이 빚어져 어린이 환자가 숨지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지난해 8월 미국이 제재를 복원한 뒤 희귀성 피부질환인 수포성 표피박리증(EB)을 앓는 이란 어린이 환자가 최소 7명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 병은 작은 충격에도 피부에 물집이 잡혀 피부 표피가 벗겨지는 희소 질환이다.

이 방송은 "EB 환자가 쓰는 특수 붕대를 수출하는 스웨덴 제약회사가 미국의 제재를 이유로 이란에 수출을 중단했다"라면서 "미국은 제재의 표적이 이란 정부라고 주장하지만 정작 이란 국민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물품은 미국의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외국 제약사는 수출 대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데다 미 재무부의 추적을 우려해 이란과 거래를 꺼린다.

지난해 10월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이란이 미국의 경제 제재 복원과 관련, 이를 유예해야 한다며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 대해 인도주의적 물품과 서비스에는 제재를 부과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ICJ는 "재판부의 만장일치로 미 행정부는 의약품, 의료기기, 식료품, 농산물, 안전한 민간 비행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장비와 교체 부품을 이란으로 수출하는 데 장애가 되는 제재의 재개를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의약품, 식품과 같은 인도적 물품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데 금융 거래를 담당하는 은행 중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이란 파르시안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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