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총 업무방해 가처분 결정문 부착 무산…노조 거부
'현대중 주총 방해말라'는 고시문, 주총장 부착 시도…노조 "안전 우려돼 접근 불가"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지법이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장을 봉쇄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가처분 결정 고시문을 부착하고자 주총장인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을 찾았으나, 주총장에서 점거농성 중인 현대중 노조의 거부로 무산됐다.
30일 오후 4시께 법원 집행관과 사측 관계자 등은 한마음회관에 도착해 가처분 결정 고시문 부착을 시도했다.
이 고시문은 이달 14일 사측이 신청해 법원이 27일 일부 인용 결정한 가처분 결정문에 관한 것으로, '주총이 열리는 31일 오전 8시부터 주총장인 한마음회관에 주주 입장을 막거나 출입문을 봉쇄하는 행위, 주총 준비를 위한 회사 측 인력 출입을 막는 행위, 단상 점거나 물건 투척 등으로 주주 의결권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등이 적시돼 있다.
그러나 현대중 노조는 이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날 오후 한마음회관을 기습적으로 점거한 뒤, 나흘째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집행관과 사측 관계자는 회관 입구에서 노조 관계자를 만나 "고시문 부착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노조 측은 "안전상 문제가 우려돼 회관 건물로 접근을 허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집행관 등은 입구에서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법원은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 신청'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가 '노조가 한마음회관을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으니, 회사로 돌려줘야 한다'고 가처분 신청한 것으로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다만 이 결정이 주총 예정일 전날 내려진 이유로 실제 집행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당사자인 사측과 노조에 결과를 통보한 뒤, 사측의 요청을 받아 집행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수행할 만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울산지법 관계자는 "업무방해 가처분 고시문 부착을 시도했으나, 엄중한 현장 상황으로 무산됐다"면서 "명도단행 가처분은 결정을 내려졌지만, 주총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시간이나 절차를 고려할 때 실제 집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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