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랍권에 "이란에 단호히 맞서자" 촉구

입력 2019-05-30 15:29
사우디, 아랍권에 "이란에 단호히 맞서자" 촉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브라힘 알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아랍권에 이란의 위협에 단호하게 맞서자고 촉구했다.

알아사프 장관은 30∼31일 메카에서 개최되는 이른바 '반이란 아랍권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외무장관 회의에서 오만해 유조선과 아람코 송유시설이 공격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란이 이들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중동 내 테러행위와 극단주의 테러조직을 막는 데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며 "총력을 다해 이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알아사프 장관은 29일에도 "이란 정권은 예멘 반군 후티를 지원한다"라면서 "이것은 이란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한다는 증거로, 이슬람 국가들이 이를 거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석유 공급을 위협하려는 테러를 규탄한다"면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고를 비판했다.

사우디는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송유시설 2곳이 친이란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을 받자 OIC,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아랍연맹 회원국 정상회의를 소집했다.

이란은 혈통적으로 아랍권은 아니지만 OIC 회원국이다.

하지만 OIC가 이슬람 수니파가 주류라는 점에서 사우디가 이번 정상회의를 긴급히 연 것은 종교적으로 이란을 소외하는 동시에 민족적 동질성으로 아랍권을 규합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미국의 대이란 적대 정책에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정치적 의미도 있다.

아랍권의 반이란 정상회의 직전인 28∼29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과 그 대리자의 어떤 공격도 매우 강력한 미국의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2년 전 사우디가 단교를 선언해 걸프 국가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카타르는 군주(에미르) 대신 셰이크 압둘라 빈 나세르 알사니 총리가 대신 참석하기로 했다.

셰이크 압둘라 총리는 단교 이후 사우디를 방문하는 카타르 정부의 최고위 인사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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