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드라마 상호 리메이크 꾸준…"여전히 좋은 수출통로"
내달 일본서만 한국 리메이크작 3편 방영…"비슷한 문화, 구작에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정윤희 인턴기자 = 멀고도 가깝고, 다른 듯 비슷한 한일 양국 간 상호 드라마 리메이크는 꾸준히 '진행형'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의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소식이 연달아 전해졌다. 특히 다음 달에만 일본 3개 방송사에서 한국 리메이크작이 방송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후지TV는 MBC TV '투윅스'(2013)를 재해석해 선보인다.
이준기, 김소연이 주연한 '투윅스'는 의미 없이 삶을 살다 살인누명까지 쓴 한 남성이 자신에게 백혈병에 걸린 어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주간의 이야기를 그려 호평받았다.
일본판의 주인공은 현지 대세 배우 미우라 하루마가 맡아 기대를 모은다.
TV아사히는 SBS TV '싸인'(2011)을 선택했다.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맡고 박신양, 김아중이 출연한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배경으로 했다. 국내 최초 법의학 소재 드라마로 화제였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 25.5%의 기록을 보유한 작품이다.
일본판 주인공은 역시 대세 연기파 배우 오모리 나오가 맡았다.
OCN을 대표하는 시즌제 드라마이자, 뛰어난 청각을 보유한 프로파일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보이스'도 니폰TV에서 일본판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제목은 '보이스 110긴급지령실'로 소폭 변화를 줬고, 프라임타임인 토요일 밤 10시 편성됐다.
주연으로는 '하얀거탑' 일본 원작의 주인공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배우 가라사와 도시아키와, 마키 요코가 나선다.
이밖에도 이달 12일 KTV에서 종영하는 '시그널 장기 미제 사건 수사반'은 tvN '시그널'(2016)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조심스럽게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거꾸로 우리나라의 일본 드라마(또는 만화) 리메이크 역시 여전히 호황이다.
방영 중인 SBS TV 수목극 '절대그이'도 일본 동명의 만화와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로봇과의 사랑 이야기가 젊은 여성들의 감성을 겨냥했다.
이밖에도 최근 종영한 MBC TV '더 뱅커'는 일본 만화 '감사역 노자키'를 리메이크해 일본의 '평범한 히어로' 감성을 살렸으며, MBC TV '슬플 때 사랑한다'와 JTBC '리갈하이'도 각각 TBC '아름다운 사람'과 후지TV 동명의 원작을 재해석했다.
지난해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역시 후지TV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으며,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진출한 '마더'도 NTV의 작품을 각색한 것이다. 이밖에도 KBS 2TV '최고의 이혼' 등 일본 작품 리메이크 사례는 많다.
방송을 앞둔 작품으로는 다음 달 채널A에서 방송할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원작 후지TV '메꽃~평일오후 3시의 연인들~')이 있다.
MBC TV는 YTV '리피트~운명을 바꾸는 10개월~'을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선보일 예정이며, TBS '모래탑~너무 잘 아는 이웃'도 국내 판권 계약을 마친 상태이다.
이처럼 한일 간 상호 드라마 리메이크가 '스테디셀러'로 통하는 배경으로는 역시 문화적 배경이 꼽힌다.
일본과 미국에 수출돼 모두 히트한 KBS 2TV '굿닥터'(2013)의 박재범 작가는 2일 통화에서 "일본은 여전히 좋은 수출 통로다. 늘 물밑으로 여러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최근 작품뿐만 아니라 몇 년 전 드라마 중 여전히 재미가 남은 작품에도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회 배경은 조금씩 달라고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생활 방식이나 정서, 문화가 가장 유사하기 때문에 교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입장에서 생각해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