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결핵으로 한해 1만6천명 사망…내년 6월 치료제 바닥날 것"

입력 2019-05-30 12:46
"北 결핵으로 한해 1만6천명 사망…내년 6월 치료제 바닥날 것"

유진벨재단 방북결과 보고…"대북 치료제지원, 南국민건강 보호하는 길"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북한에서 다제내성결핵(MDR-TB·중증결핵) 치료사업을 하는 민간단체 유진벨재단은 30일 내년 6월이면 북한에서 결핵 치료제 재고가 바닥난다며 한국 사회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4월 23일부터 5월 14일까지 3주 동안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유진벨재단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보고회에서 "(치료제 지원은) 공기로 전염되는 결핵의 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한국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길이기도 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진벨재단은 정기적으로 연 2회 방북해 다제내성결핵 환자들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지원하고 경과를 확인해왔다.

다제내성결핵이란, 내성으로 인해 결핵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두 약제인 아이나와 리팜피신을 사용할 수 없는 결핵을 말한다. 주로 2차 항결핵제를 사용하는데, 치료 효율이 낮고 치료기간이 18∼24개월로 길다.

유진벨재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결과를 인용, "북한에서는 매년 1만6천명이 결핵으로 사망한다"며 "결핵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과 진단장비 등은 분배 투명성이 높으며, 다른 사업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유진벨재단은 이번 방북 기간 지난해 가을 평양에서 착수한 '결핵 조기 진단, 조기 치료 프로그램'(EDET Program)을 진행했고, 20개의 병동을 갖춘 평양 사동 다제내성결핵센터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또 결핵 환자 약 700명을 신규 등록해 진료·관리에 들어갔으며, 북한의 열악한 전력 상황을 고려해 결핵진단장비인 '진엑스퍼트'(GeneXpert)를 태양열 발전 장비와 연동하는 방안도 강구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린튼 유진벨재단 회장은 "(결핵) 센터가 있는 평양, 개성, 남포 등과 가까운 곳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다른 지역의 몸이 약한 환자들은 진단장비가 갖춰진 곳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결핵은 환자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진단할수록 환자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상시적인 진단을 위해 군(郡) 단위로까지 진단장비가 보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튼 회장은 "결핵 퇴치가 정치적인 분위기에 물릴 때가 많다"며 "남북·북미관계와 관계없이, 비핵화 진전과 관계없이 북의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