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700표·무기거래상·폭력배'…태국 네티즌 총선 '조롱'
'찔끔 득표'에도 비례대표 획득…'깜깜이·무검증' 정치 현실 풍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3월 24일 치러진 태국 총선은 26일 치앙마이 재선거를 끝으로 500명의 당선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마무리됐다.
그러나 태국 온라인상에서는 일부 당선자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고 인터넷 매체 카오솟이 30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태국 트위터에서는 '#딴1700' 이라는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었다.
치앙마이 재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 비례대표로 의회에 입성한 칫팟 끄리다꼰을 비꼬는 것으로, 그의 닉네임(별명)인 '딴'이 사용됐다.
치앙마이 재선거에서는 퓨처포워드당 후보가 7만5천891표를 얻어 당선됐다. 군부를 지지하는 팔랑쁘라차랏 후보가 2만7천861표로 2위였고, 민주당 후보는 1천738표를 얻어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정확한 셈법'을 밝히지 않은 선관위의 비례대표 의석 산정 결과, 팔랑쁘라차랏당은 물론 1천700여표를 얻는 데 그친 민주당도 각각 비례대표 한 석을 추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칫팟은 소셜미디어상에서 나도는 '조롱'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회의 때문에 바빠서 보지 못했다고 답한 뒤 "민주당을 지지한 모든 표에 감사드린다. 의정 활동으로 모든 표에 보답하겠다"며 논란을 비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칫팟은 태국 재벌인 싱하그룹의 상속녀이자 사교계 명사로, 2013~2014년 방콕을 마비시켰던 반정부 시위 지도부 중 한 명이었다.
군부 지지 팔랑쁘라차랏당이나 이 당과 연대한 군소정당 소속 의원을 조롱하는 해시태그도 트위터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무기거래상'이라는 표현을 담은 한 해시태그는 지난 2014년 총포 및 화약 밀수입으로 기소된 적이 있던 팔랑쁘라차랏당 소속 한 의원을 비꼬았다. 이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치앙마이 재선거로 '비례대표 막차'를 탄 같은 당 와타냐 의원에 대해서도 남편이 미디어 재벌인 네이션 그룹의 소유주라는 점을 꼬집는 해시태그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또 다른 해시태그는 어린 시절 폭력배로 활동했었다는 점을 선거 기간 내세우고도 선관위의 '군부정권 지지 정당 만들기' 덕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한 군소정당 소속 의원을 겨냥했다.
한 네티즌은 이 해시태그들을 거론하며 "이런 '엉망인 조합'을 본 적이 있느냐. 나라가 안쓰럽다"고 힐난했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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