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체감온도 40도"…박성현·박인비, 숨 '턱턱'

입력 2019-05-30 06:15
US여자오픈 "체감온도 40도"…박성현·박인비, 숨 '턱턱'

최대의 적은 '불가마 더위'…박인비, 남편이 얼음주머니 대줘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월요일과 화요일에 연습라운드 하는데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너무 더워서."

29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만난 박성현(26)이 이렇게 말했다.

박성현은 30일 개막하는 제74회 US여자오픈을 하루 앞두고 연습라운딩을 취소했다.

박성현은 "오늘 날씨가 덥고 힘들 것 같아서 퍼팅과 샷 연습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28일에는 연습라운드를 마치고 SNS 인스타그램에 "진짜 너무 더워서 정신 나감"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US여자오픈 개최지인 찰스턴은 마치 '불가마'처럼 뜨겁다.

렉시 톰프슨(24·미국)은 "밖의 기온은 최소 105도처럼 느껴진다. 난 플로리다주 출신이지만, 18개 홀을 돌면 꽤 피곤하다"고 말했다. 톰프슨이 체감온도라고 한 화씨 105도는, 섭씨온도로 환산하면 40.6도에 달한다.

지난 27일 찰스턴 기온은 37.7도(화씨 100도)를 찍었다. 대회 기간 내내 35도 이상의 '불가마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2008년과 2013년 US여자오픈 우승자인 박인비(31)는 "5월에 이렇게 더운 날씨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곳은 이미 여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박인비 남편인 남기협 씨는 아내가 연습할 때 내내 우산을 씌워주고 등에 얼음주머니를 대줬다.

현지 언론 '더 포스트 앤드 쿠리어'는 박인비 사진을 스포츠면 1면으로 실었다. 박인비가 남편이 씌워준 우산 아래에서도 더위 탓에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회장 곳곳에는 '더위를 조심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세요'(Please take precautions and drink plenty of water), '매우 더우니 조심하세요'(Extreme heat take precautions)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박인비는 "이번 주는 더위와 전쟁을 해야 한다. 날씨가 굉장히, 굉장히 덥다"며 "제가 더위에 약한 편인데 습도도 높아서 힘들 것 같다. 대회에 맞춰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아무래도 물을 굉장히 많이 마실 것 같다. 어제도 8통은 먹은 것 같다. 우산도 꼭 써야 할 것 같다. 햇볕이 너무 뜨겁다"고 말했다.

고진영(24)은 "휴대용 선풍기를 가져왔는데, 들고 다니면서 치겠다"며 웃었다.

한화큐셀골프단의 김상균 감독은 "더위가 큰 변수가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 나온 선수들은 아주 신인이 아닌 이상 경험이 많아서 적응은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자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은 "난 태국 출신이라 내게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더위 적응에 자신감을 보였다.

쭈타누깐은 "골프코스 영향은 받을 것이다. 건조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샷을 좀 더 길게 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턴은 무더위뿐만 아니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6개월 전에는 비가 쏟아졌는데, 최근 3개월 사이에 비가 거의 안 왔다. 무더위와 비가 오지 않는 게 골프코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US여자오픈의 시니어 매니징 디렉터인 존 보든해머는 '더 포스트 앤드 쿠리어'를 통해 "그린이 단단하고 스피드가 빠르다는 이야기 있는데, 우리는 완벽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코스가 평탄하지만, 그린 주변이 어려워서 그린이 딱딱해지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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