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하는 양파가격, 재배면적·생산량 조절 실패

입력 2019-05-29 11:43
곤두박질하는 양파가격, 재배면적·생산량 조절 실패

양파 재배 농가 "시장격리 물량 대폭 늘려야"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지난해 폭락했던 양파가격이 올해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재배면적을 줄이고 산지폐기까지 하고 있는데도 작황 호조로 생산량이 평년대비 15%가량 늘면서 양파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7년산 양파가 평년가격보다 높게 형성됐던 바람에 2018년산 2019년산 가격이 전년도 가격을 유지하지 못하고 평년가격 밑으로 떨어지는 폭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017년산 가격을 기대하고 무분별하게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급증한 것도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파값 하락에 정부는 수급대책을 내놓고, 지자체는 시장격리에 나서고 있지만 양파 생산농가들은 격리 물량을 크게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2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5월 양파 관측정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양파 도매가격은 상품 1㎏당 508원으로 전년도 589원보다 13.8%나 떨어졌고 평년보다 15.3% 하락했다.

양파가격은 하락은 2018년산부터 이어지고 있다.

2017년산 상품 양파 1㎏ 도매가격이 1천200원대까지 올랐지만, 2018년산부터는 600원~700원대로 폭락했고 올해산 양파는 500원대까지 추락했다.

양파가격 하락은 재배면적과 생산량 증가 때문이다.

양파 재배면적은 평년의 경우 2만1천120㏊였으나 2018년 2만6천425㏊까지 늘었다.

올해는 2만1천756㏊로 전년도보다 줄긴 했지만 평년 재배면적보다는 여전히 많다.

올해산 양파의 작황 호조로 생산량은 더욱 늘어나 평년대비 15만1천t이 과잉생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조생종 양파 생산 단수는 평년보다 4~7% 증가한 10a 당 6천665~6천886㎏로 평년보다 13~17% 많은 18만9천~19만5천t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만생종 양파 생산 단수도 평년보다 10~13% 증가, 10a당 6천684~6천866㎏으로 예상돼 생산량은 평년대비 12~15% 증가한 126만5천~129만9천t이다.

이 같은 재배면적 증가와 생산량 증가는 2017년산 양파가격이 평년보다 높게 형성된 영향이 크다.

2017년산 양파가격은 평년가격보다도 100~200원가량이나 높게 거래됐었는데 이듬해 재배면적과 생산량 증가를 불러왔다.

정부는 지난 17일 중만생종 양파 대책을 발표했지만, 양파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 2월말 중만생양파 3천200t을 산지 폐기했고, 이달 말부터는 5천66t을 시장 격리하겠다고 했다.

전남도도 자체적으로 조생양파 1만840t을 시장격리했고, 이달 말부터는 중·만생종 양파 1만t을 산지 폐기한다.

양파 생산 농가들은 정부 대책이 늦었고, 내용도 부실하다고 불만이다.

가격 하락을 우려한 농가들이 정부에 선제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늦어졌고, 과잉생산물량보다도 시장격리물량이 너무 적어 효과도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관계자는 "중만생종 수확기 이전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그 시기를 넘긴 데다 수급대책의 내용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자체 추진하는 수급안정대책과 정부가 마련한 시장격리 물량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가격에 올라가면 다음 해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수급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농산물 가격 안정화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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