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트럼프 사법 방해 결론"
'화염과 분노' 저자 울프 신간에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난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기 백악관 난맥상을 폭로한 책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트럼프 백악관의 내부)'의 저자 마이클 울프가 속편 격인 '포위: 화염 아래의 트럼프'(Siege: Trump Under Fire)'를 통해 로버트 뮬러 특검이 트럼프의 사법 방해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해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비주류 언론인이자 전기작가 출신인 울프가 작년 1월 출간한 '화염과 분노'는 전 세계에서 400만 부가 넘게 팔렸으며 출판사인 헨리 홀트에 따르면 이번 신작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2년 차가 시작될 때부터 최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결과 보고서 제출 무렵까지의 시기를 다루고 있다.
울프는 신간에서 뮬러 특검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3개 항의 사법 방해 결론에 도달, 기소 초안을 작성했으나 '고통스러운 숙고 끝에' 이를 보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뮬러 특검 측은 울프의 이러한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일부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울프의 신간은 오는 6월 4일 출간되며 영국 일간 가디언이 그 사본을 입수해 28일 공개했다.
울프는 저자 주(註)를 통해 "뮬러 특검 조사보고서에 대한 자신의 발견은 특검 측근 소식통들이 자신에게 건네준 내부 문서들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뮬러 특검 대변인 피터 카는 가디언에 "언급된 문서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가디언은 "문서의 출처를 둘러싼 의문들로 울프의 신간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화염과 분노'는 출간과 함께 파문을 초래했으나 이어 워터게이트 취재 언론인 봅 우드워드가 유사한 내용의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를 출간함으로써 울프의 주장이 상당수 확인됐다.
이들 책의 출간으로 울프의 '출처'(source)가 됐던 백악관 실세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가 축출되기도 했다.
뮬러 특검은 지난 3월 22일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유착 및 사법 방해 의혹에 대한 최종 조사보고서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했으나 '사법 방해'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보류해 트럼프 대통령 측과 야당인 민주당 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울프의 신간은 뮬러 특검실이 '미국 대(對) 피고 도널드 J 트럼프'라는 제하의 '3개 항의 권한 남용 혐의 초안'을 작성했으나 이 해당 문서는 뮬러 특검의 책상에 1년간 놓여있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문서 내용을 보면 그 첫 항목은 미국 형법 18조 1천505항에 따라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부처나 기관에 계류 중인 절차에 대해 부패한 방식이나 무력위협 또는 위협적인 소통을 통해 영향력을 가하거나 방해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두 번째 및 세 번째 항목은 같은 조항 1천512, 1천513항에 따라 대통령이 증인이나 피해자 및 정보원에 간섭 및 보복한 혐의를 지적하고 있다.
울프는 이러한 '기소 초안'을 검토한 결과 트럼프의 사법 방해 시도가 취임 7일째부터 시작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마이클 플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의 연방수사국(FBI)에 대한 거짓 진술,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통해 플린 보좌관을 보호하려 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 그리고 코미 국장의 해임, 뮬러 특검 조사에 대한 대통령의 간섭 시도, 아들과 사위의 러시아 정부 요원 접촉에 대한 은폐시도 등을 사법 방해와 연관된 노력으로 지적했다.
울프는 또 뮬러 특검이 대통령 기소와 자신과 상관인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 권한을 놓고 고통스러운 숙고를 거쳐야 했다면서 그러나 뮬러 특검팀의 노력을 통해 마이클 코언 전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의 증언 등 13건의 다른 조사를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에 협력한 이들의 증언에 대해 "유대인들은 항상 표변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울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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