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주 이주인구 둔화…경제 하방리스크 증가 우려"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 미치는 영향' 발표
"생산가능인구 유입 위해 정주여건 개선.맞춤형 일자리 대책 추진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가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가능 인구 유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2009년 이전 순유출을 보이던 제주지역 인구는 2010년 순유입으로 전환된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하다가 최근 들어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은행은 제주의 인구변동 국면을 유출기(Ⅰ기, 2007∼2010년), 급증기(Ⅱ기, 2011∼2017년), 둔화기(Ⅲ기, 2018년 이후) 등 세 구간으로 구분했다.
제주의 총인구는 Ⅰ기에는 평균 56만명에서 정체돼 있다가 Ⅱ기에 빠르게 증가한 후 Ⅲ기 들어 증가세가 크게 둔화해 2019년 4월말 현재 66만9천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주 인구 증가세 둔화는 관광·건설 등 주력산업 부진으로 인해 지역 경기가 후퇴하고, 타지역 기업의 도내 이전이 저조해 제주지역 내 소득창출과 취업기회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정주 여건이 악화하면서 제주지역으로의 이주 메리트가 감소했으며, 인구유입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인구유입을 저해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제학교, 혁신도시, 해군기지 등 정부 정책에 따른 인구 순유입 효과도 약화함에 따라 순유입 둔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인구 순유입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제주지역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 요인을 분석한 결과 최근 GRDP 성장은 인구 증가(15세 이상 인구)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어 인구 순유입이 감소할 경우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인구 순유입 규모가 더욱 축소되거나 순유출로 전환될 경우 인구(15세이상) 증가 효과 소멸과 경제활동 참가율 하락 등으로 취업자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제주지역 취업자수 증감 현황을 보면 인구증가에 따른 취업자수 증가 효과가 2017년 이후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행은 주택수요 감소 등으로 제주지역 부동산시장의 조정 국면이 지속할 경우 취득세 등 세수감소로 인해 지방재정의 경기대응능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제주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가능인구 유입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성장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청년층은 교육과 일자리의 질에, 중장년층은 주택과 자연환경 및 일자리의 양에 중점을 두고 이주를 결정하는 만큼 세대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또 인구 순유입이 정체될 상황에 대비해 노동생산성 제고,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 등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제주의 비교우위 산업인 관광산업과 농림어업 등을 IT기술과 접목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주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이주민과 기존 주민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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