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 이용자 데이터 국외 반출 금지…미국 기업 겨냥

입력 2019-05-29 10:33
中, 인터넷 이용자 데이터 국외 반출 금지…미국 기업 겨냥

"미국이 수집한 데이터로 중국 공격할 수 있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내 인터넷 이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국외로 보내는 것을 금지할 계획이다.

29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런 내용의 인터넷 데이터 저장에 관한 규정 초안을 전날 공개했다.

이 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 속에 나온 이번 조치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대응 조치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많은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특히 기업들은 중국 내의 인터넷 트래픽을 해외로 보내서는 안 된다.

또한 기업들은 정부 기관이 국가안보나 사회 관리, 경제적 규제와 다른 목적으로 데이터를 요청하면 이를 제공해야 한다.

량하이밍 하이난대 교수는 이런 조치가 중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하며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이 채택한 것과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 데이터 안보가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미국이 인터넷 전쟁을 일으키거나 수집한 데이터로 중국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는 상황에서 새 규정은 중국이 미국에 대항할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인터넷 업계 애널리스트 류딩딩은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선제 사격을 했고 (구글 같은) 미국 기업들은 정부를 따르겠다고 했다. 그러므로 중국은 보복할 수밖에 없는데 새 규정은 많은 미국 기업을 겨냥할 수 있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외국 기업들이 국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중국 내에 저장하도록 요구하지만 일부 업체는 중국 고객의 정보를 인도 등 다른 곳에 보관해왔다고 그는 설명했다.

새 규정은 위반 시 사업 허가를 취소하거나 심지어 형사 책임을 물리는 등 무거운 처벌 조항을 담았다.

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주에도 비슷한 규정 초안을 내놨다. 중요 정보 인프라 관련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면 사이버보안 심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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