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카고대학에 공대 설립…"미국내 첫 분자공학 전문 대학"
프리츠커 재단, 설립 기금 7천500만불 기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시카고대학에 분자공학(Molecular Engineering) 집중 연구를 위한 첫 공과대학이 설립된다.
시카고대학은 28일(현지시간) 시카고 부호가문 프리츠커 일가의 재단이 공대 설립 기금 7천500만 달러(약 900억 원) 기부를 약정했다고 발표했다.
1890년 개교한 시카고대학에 공과대학이 출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새로운 단과대학이 문을 여는 것도 31년 만의 일이라고 대학 측은 밝혔다. 공대 정식 명칭은 '프리츠커 스쿨 오브 몰레큘러 엔지니어링'(The Pritzker School of Molecular Engineering)으로 정해졌다.
대학 측은 "분자공학 전문 대학은 미국 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시카고대학과 프리츠커 일가가 지난 수년간 꾸준히 분자공학 분야에 투자해왔으며, 결국 캠퍼스에 단과대학을 세우기로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새 공대 학장으로 내정된 매튜 티렐 박사는 "순수과학과 비교해 공학은 사회에 가시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면서 "물리학·화학·생물학 등 시카고대학의 수준 높은 기초과학 연구 결과를 유용한 기술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시카고대학은 지난 2011년 아르곤 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와 손잡고 분자공학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현재 28명의 교수진과 300여 명의 학부생, 석·박사 과정 학생이 면역공학(immuno-engineering)·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양자공학(quantum engineering)·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2014년 박사 과정을 처음 도입했고 이듬해부터 학부생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 지난해 처음으로 분자공학을 세부 전공으로 선택한 학부 졸업생을 배출했다.
티렐 박사는 프리츠커 공대 규모를 5~10년 내 현재의 2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시카고대학 측은 공대 설립 기금 포함, 프리츠커 일가가 시카고대학 분자공학 연구 지원에 쏟아부은 자금은 지금까지 총 1억 달러(약 1천100억 원)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톰 프리츠커 재단 이사는 "분자공학은 우리가 21세기에 진입할 때까지만 해도 꿈꾸는데 그쳤던 문제 해결의 창을 열어주었다"며 "프리츠커 공대가 불치병 치료, 해킹 불가능한 컴퓨터 시스템 구축, 천연자원 보호 등의 해결 방법을 찾아갈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로버트 지머 시카고대학 총장은 "프리츠커 공대는 시카고대학이 과학·엔지니어링·테크놀로지 개발에 기여할 능력과 기회를 더 크게 고양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리츠커 재단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 상무장관을 지낸 페니 프리츠커와 그의 사촌 톰 프리츠커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페니 프리츠커는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신임 주지사의 친누나다.
프리츠커 일가족 가운데 미국 부호 순위에 든 11명의 재산 총액은 300억 달러(약 36조 원)에 달한다.
프리츠커 재단은 시카고대학의 주요 기부자 중 하나로, 시카고대학 의과대학은 1968년 프리츠커 의대(Pritzker School of Medicine)로 공식 명칭을 변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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