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이광연의 선방쇼 끌어낸 한마디 "3경기만 하고 돌아갈 거냐"

입력 2019-05-29 07:45
수정 2019-05-29 10:15
[U20월드컵] 이광연의 선방쇼 끌어낸 한마디 "3경기만 하고 돌아갈 거냐"



(티히[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유럽파 수비수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의 헤딩골 덕에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골키퍼 이광연(강원)의 선방 쇼가 아니었더라면 무실점 승리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폴란드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대회 F조 2차전에서 후반 24분 터진 김현우의 헤딩 결승 골로 1-0으로 이겼다.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진 한국은 남아공을 꺾고 1승 1패가 돼 조 2위로 오르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경기 내내 장대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전반전 남아공의 공세에 위험한 순간을 여러 차례 맞았다.

하지만 골문을 지킨 이광연의 수차례 결정적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광연의 선방은 대표팀이 후반 들어 분위기를 바꾸고 승리를 수확하는 데 아주 중요한 디딤돌이 됐다.

경기 후 만난 이광연은 "하프타임에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님들이 '3년간 준비한 대회에서 쉽게 무너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가슴에 많이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우리가 후반전에 더 적극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경기는 꼭 잡았어야 했기에 열심히 했다"고 치열했던 90분을 돌아봤다.



이광연은 "코치님들이 '세 경기만 하고 돌아갈 거냐'라면서 '아직 보여준 게 없으니 이번 경기를 꼭 잡고 더 올라가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신 게 많이 자극됐다"고 선방 쇼의 배경을 전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미팅하면서 '우리에게는 마지막 월드컵이니 후회하지 말자'고 했다"면서 "오늘은 후회 없이 잘 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정정용 감독은 이날 승리 후 한 기자회견에서 "사실 제가 늘 지적하는 게 골키퍼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연이뿐 아니라 우리 골키퍼들이 집중력을 갖고 최선을 다해줬다. 축하하고 싶다"면서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해도 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광연도 "우리 골키퍼들은 필드 플레이어들보다 늘 30분씩 일찍 나와 훈련했다. 골키퍼의 임무가 가장 중요하니 훈련량도 많아야 했다"면서 "코치님들이 몸 관리와 훈련도 잘 시켜주셨다. 훈련한 대로 정확히 플레이해 잘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최종엔트리에 든 골키퍼는 이광연, 최민수(함부르크), 박지민(수원) 세 명이다.

저마다 장점이 뚜렷해 대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주전 골키퍼가 누가 될지 모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광연은 이번 대회 1, 2차전을 모두 뛰며 '넘버 원'의 자리를 굳혔다.

대표팀은 6월 1일 아르헨티나와 3차전을 치른다.

이광연은 "아르헨티나가 강팀이지만 우리는 하던 대로 할 것이다. 준비한 만큼 보상받을 것이다"라면서 "간절히 준비하면 아르헨티나도 이길 수 있다"고 기대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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