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도 화들짝, US여자오픈 11번 홀 '악마의 힐'

입력 2019-05-29 06:12
박인비도 화들짝, US여자오픈 11번 홀 '악마의 힐'

U자를 뒤집은 형태, 양쪽에 45도 경사면과 벙커

"파도 훌륭해…보기 쳐도 나쁘지 않은 홀"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11번 홀에는 되게 희한하게 생긴 그린이 있어요."

28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2·6천732야드)에서 만난 '골프 여제' 박인비(31)가 이렇게 말했다.

박인비는 30일 개막하는 제74회 US여자오픈을 앞두고 이날 연습라운딩을 했다. 박인비가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은 홀은 11번 홀(파3·172야드)이다.

박인비는 "코스가 거의 평탄한데, 11번 홀만 유일하게 힐(언덕)인 것 같다. 경사가 거의 45도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린인데 언덕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효주(24) 역시 11번 홀에 대해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런 코스는 처음이다. 선수들이 다 어렵다고 하더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11번 홀은 가장 악명 높은 홀이다.

직접 가보니 U자를 뒤집은 형태다. 현지에서는 '리버스 레단(reverse redan·뒤집은 방벽)'이라 불린다.

우선 그린은 언덕처럼 솟아있다. 양쪽으로 약 45도 경사면이 있고, 양쪽에 깊은 벙커가 포진해 있다. 선수들은 티 샷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은 전체적으로 언덕이 거의 없고 평지다. 갤러리가 산책하듯 걸으며 관전하기 좋다. 그래서 11번 홀의 언덕 같은 그린이 더욱 눈에 띈다.

'더 포스트 앤드 쿠리어'에 따르면, 6살 때부터 이 골프장에서 연습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3회 우승자 베스 대니얼(63)은 11번 홀을 이 코스의 '상징적인(iconic) 홀'로 꼽았다.

대니얼은 "모두가 11번 홀을 보길 원할 것이다. 어렸을 때 나도 선수들이 11번 홀의 그린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과 함께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많은 관중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11번 홀에서는 파를 기록하면 훌륭하고, 보기를 해도 나쁘지 않다. 골프 전설 벤 호건은 "그린은 아름답지만, 당신은 11번 홀에서 다이너마이트 5개가 필요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남겼다.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까다로운 코스는 11번 홀 뿐이 아니다.

박인비는 "16번 홀(파4)과 18번 홀(파4) 등 후반부 홀이 어렵더라. 후반부에 신경 쓰면서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코스가 긴 홀이 몇 홀 있다. 아이언샷이 정확해야 플레이하기 편할 것 같다. 바람이 불면 많이 어려워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효주는 "메이저 대회 코스는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누가 덜 실수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릴 것"이라며 "파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공략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화큐셀 골프단의 김상균 감독은 "2000년대 초반부터 US여자오픈에 계속 왔다. US여자오픈은 원래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긴데, 이번 대회는 페어웨이가 넉넉하고 러프가 적다. 평탄한 코스에 포대그린 형태"라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11번 홀에 대해서는 "짧게 치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바람이 변수다. 또 무척 더워서 오전에 치는 선수들과 오후에 치는 선수들의 성적이 차이 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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