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또 치르나…의회해산 법안 1차심의 통과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협상 난항에 정국긴장 고조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새 연립정부를 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스라엘이 총선을 다시 치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밤 의회를 해산하는 내용의 법안이 1차 독회(심의)를 통과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28일 전했다.
집권당 리쿠드당의 미키 조하르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이 앞으로 크네세트에서 두차례 더 독회를 통과하면 효력을 발휘한다.
잠정적인 총선 날짜는 올해 9월 17일이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협상의 시한인 오는 29일 밤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크네세트가 의회해산안에 대한 최종적인 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의회 해산은 리쿠드당이 연정 협상에서 다른 정당들을 압박하기 위한 '배수진'으로 풀이된다.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이 현실화할 경우 이스라엘 정국에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선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타격도 불가피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의회에서 "국가를 마비시키고 (선거에 필요한) 돈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며 또다른 총선을 피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지난 4월 9일 치러진 총선에서 크네세트 전체 120석 가운데 36석으로 최다 의석을 확보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직 후보로 지명됐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42일간 주어진 연정 구성 시한을 이틀 앞두고도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병역 문제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이 이끄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이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연정 합류를 거부하고 있다.
리에베르만 전 장관은 지난 27일 네타냐후 총리와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의 연정을 '유대교법 정당'이라고 지칭하며 "우리는 크네세트의 해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법률은 남성에 3년, 여성에 2년간 군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하도록 규정하지만, 유대교 초정통파 신자가 유대학교(예시바)에 재학하는 경우 학문 추구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수년간 초정통파 신자들을 군대에 징집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유대교 정당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구성하는 연정이 의회에서 과반인 61석을 차지하려면 유대교 정당들뿐 아니라 '이스라엘 베이테누당'과 손잡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토라유대주의당(UTJ)과 샤스 등 유대교 정당들은 의회에서 16석을,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5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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