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농업정책, 농민 기대 못 미쳐"…경실련 토론회
전문가들 "직불제 개편·농민수당 도입, 농민 중심으로 이뤄져야"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농업 정책이 농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농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문재인 정부 2년 농업정책 평가와 제언' 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농업정책 전반과 공약이행률을 분석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호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은 "핵심적인 농정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거나 왜곡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약속한 공익형 직불제 개편은 변동직불제 폐지를 골자로 했지만, 정작 예산 한도액을 1조8천억원 수준으로 정하는 바람에 농민들 반발을 사 논의가 중단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농업정책을 계승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사실상 농업예산을 들여 비농업 대자본에 일감을 몰아주고 기업을 농업에 끌어들이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홍수정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은 농민수당제 도입과 농민 중심 직불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 정책부장은 "0.5ha 미만 농가에게 직불금을 지급한다는 직불제 개편안은 농민수당의 성격을 띠지만, 농촌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면적과 무관하게 지급해야 한다"며 "쌀을 비롯한 주요농산물 공공수급제를 실시하고, 직불금 부당수령을 막기 위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길 한국농어민신문 논설위원은 "농가소득은 기본적으로 적정한 농산물 가격에서 나온다"며 "직불제를 확보하거나 기본소득을 도입하더라도 가격안정과 수급정책을 더 촘촘히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수미 청년농업인연합회 정책연구소 부장은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의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신 부장은 "청년층의 농촌 진입을 늘리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실제 지원대상에 선정되는 청년들은 부모님 세대로부터 승계받아 어느 정도 기반이 갖춰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청년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성 농민에게 초점을 맞춘 의견도 나왔다. 오순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농식품부가 진행한 '여성농업인실태조사' 결과 81.1%가 여성 농업인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 평등한 농업정책의 핵심은 여성 농민 전담부서를 법으로 명시하고 추진체계를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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