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호화 논란' 관사 활용 여부 고민…한옥구조 용도 한계

입력 2019-05-28 17:22
경북도 '호화 논란' 관사 활용 여부 고민…한옥구조 용도 한계

옛 대구 도청 터 관사 수년째 방치…포항에도 별도 관사 마련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도가 한옥양식의 도지사 관사 활용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전국적으로 단체장 관사를 폐지하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추세인 데다 도지사 관사가 한옥양식으로 외관상 규모가 크고 화려해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28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도청 옆에 지은 대외통상교류관 게스트하우스를 관사로 사용하고 있다.

교류관은 애초 국내외 투자유치, 국제통상 등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5천㎡ 터에 71억원을 들여 한옥양식으로 지었다.

대회의실과 접견실, 조리실,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춰 지나치게 사치스럽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이용 실적이 없어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자 도는 예산을 들여 아파트를 빌리는 대신 교류관 게스트하우스를 관사로 사용하기로 했다.

관사는 연면적 174.6㎡ 규모에 방 3개와 거실, 화장실, 다용도실 등이 있으며 관리비는 이 지사가 직접 부담한다.

도는 교류관 전체가 관사로 비치지 않도록 명칭을 없애고 잡아센터와 관사로 분리했으며 지난해에는 1억7천만원을 들여 관리동도 증축했다.

그러나 잡아센터와 관사가 애초 하나의 건물로 지어져 명칭과 사용 목적을 분리해도 전체를 관사로 인식할 수밖에 없어 호화롭다는 시선도 많다.

이에 이 지사는 최근 회의에서 관사를 옮기고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관사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한옥양식 구조라 뚜렷하게 다른 용도로 구조를 변경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한옥양식인 관사와 잡아센터는 당초 교류관으로 지어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관사로 쓰지 않더라도 활용방안 없이 비워두는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도는 지난 3월에는 도지사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동해안 업무를 위해 숙박할 수 있도록 포항에 84.99㎡ 규모 아파트를 별도 관사로 빌렸다.

다음 달까지 월세 75만원을 주고 이후에는 전세 1억원에 계약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동해안을 자주 방문하더라도 안동과 포항 거리를 생각할 때 굳이 별도 관사가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옛 대구 도청 자리에 있는 연면적 784㎡ 규모 기존 공관도 도청이 안동으로 옮긴 후 수년째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

경북 역사박물관 등으로 바꾸는 안도 검토했으나 백지화하고 향후 사무실 공간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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