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ㆍ관리실 다툼에…오피스텔 입구 승용차로 반나절 봉쇄(종합)

입력 2019-05-28 18:01
입주민ㆍ관리실 다툼에…오피스텔 입구 승용차로 반나절 봉쇄(종합)

관리실 측 "엘리베이터에 껌붙이고 모르쇠"…차주 "왜 입주민 출입 막나"

(하남=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경기도 하남의 한 대단지 오피스텔 지하주차장 입구에 관리사무소와 갈등을 빚던 한 입주민이 차를 세워두고 자리를 비워 다른 입주민들이 반나절 가량 불편을 겪었다.



28일 하남 A오피스텔 단지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과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8분께 입주민 B 씨가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자신의 차를 타고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진입하려다가 관리사무소 직원과 언쟁을 벌였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며칠 전 B 씨가 엘리베이터 벽에 씹던 껌을 붙여놓은 것과 관련해 재발 방지를 약속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B 씨는 관리사무소가 입주민의 출입을 막는다며 항의하다가 대리기사가 자리를 떠나자 차를 그대로 세워둔 채 집으로 올라갔다.

방치된 B 씨의 차 트렁크 부분에는 "관리소장님이 저를 못 들어가게 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억울합니다"라는 B 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적힌 종이가 붙었다.

주차장 입구를 가로막은 차에 불편을 겪던 입주민들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B 씨에게 차를 옮겨달라고 요구했지만, B 씨는 "관리사무소 측이 사과하지 않으면 차를 뺄 수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B 씨는 이날 오후 4시께 자신과 관리사무소 사이의 갈등에 다른 주민들이 중재에 나서자 마침내 차를 주차장으로 옮겨 입주민들의 불편은 해소됐다.

B 씨와 관리사무소의 갈등은 지난 25일 오피스텔 엘리베이터 벽에 껌딱지가 붙어 입주민들이 관리사무소 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CCTV를 통해 B 씨가 껌을 붙이는 장면을 확인한 관리사무소 측은 단지관리단과 협의해 엘리베이터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입주민 공고문을 붙였다. 공고문에는 B 씨가 껌을 붙이는 CCTV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이 함께 담겼다.

이후 다른 건으로 B 씨 측이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었고 이 과정에서 문제의 껌에 대한 대화가 오가다가 B 씨와 관리사무소 직원이 말다툼을 벌였다.

당시 관리사무소 직원은 "엘리베이터에 껌을 붙인 것은 너무하지 않으냐.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해달라"라고 했고 B 씨는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고 입주민이 내는 관리비에 엘리베이터 청소비가 포함돼 있지 않나"라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날 새벽 다시 다툼이 벌어졌고 B 씨가 차를 방치한 채 자리를 떠나면서 700여 가구의 다른 입주민들은 한동안 주차장 입구 2개 차로 가운데 1개 차로만 사용해야 했다.

한 입주민은 "새벽에 술을 마신 상태인데 대리기사가 가버려서 제대로 주차하지 못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후 주민들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차를 계속 방치해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뭔가 억울할 수 있지만 다른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면서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 씨는 그러나 입주민으로서 정당한 민원을 제기했는데 관리사무소 측이 자신을 모욕하고 의도적으로 출입을 막아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B 씨는 "껌을 붙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고문이 붙은 뒤에 정식으로 사과했다"며 "이후 요새 날이 더워 아기가 잠을 잘 자지 못하길래 중앙냉방을 언제 시작하는지 문의했는데 관리사무소 측이 엉뚱하게 이미 사과한 껌 얘기와 과거 관리비가 잠깐 연체됐었던 얘기를 꺼내며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말다툼이 시작됐는데 관리사무소에서 나의 출입을 막겠다고 했고 오늘 새벽 진짜로 차단문이 열리지 않길래 클랙슨을 울리니 직원이 와서 사과하기 전에는 문을 열어줄 수 없다고 해서 차를 놓고 올라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도 다른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면 안 될 것 같아서 낮에 차를 빼려고 했지만, 그때도 차단기를 열어주지 않았고 뒤편에는 관리사무소 측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주차돼 있어 후진할 수도 없었다"며 "오후가 돼서야 다른 주민 중재로 차단기가 열려서 차를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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